신천지게임 ㉨ 22.rzz885.top ㉨ 오리지날황금성9게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옹빛님영 작성일25-04-14 06:50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26.rnt667.top 0회 연결
-
http://11.reg198.top 0회 연결
본문
【57.rzz885.top】
황금성다운 릴게임 확률 바다이야기파칭코 오리지날 양귀비 릴예시게임 체리마스터 릴게임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카지노 슬롯 게임 추천 온라인예시게임 오리지날야마토 오리 지날황금성 호게임 알라딘 카지노 슬롯머신 규칙 파칭코 어플 신천지게임다운로드 릴게임 신천지사이트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바다이야기먹튀 황금성 바다이야기예시종료 슬롯 잘 터지는 황금성 게임 다운로드 황금성3게임다운로드 모바일신천지모바일 신 바다이야기 바다이야기조작 모바일 바다 이야기 다운 바다이야기파칭코 바다 이야기 다운 이벤트릴게임 오징어 릴게임 예시 슬롯 게시판 신야마토 바다이야기동영상 야마토오락 실게임 바다이야기7 알라딘사이트 릴게임야마토 777 잭팟 신천지3.0 pc야마토게임 럭키세븐 최신인터넷게임 체리마스터 비법 한게임포커 야마토2 릴게임 골드몽 먹튀 오리지날야마토 중고게임기 매매 릴게임 카카오바다이야기 야마토무료게임 오션슬롯먹튀 릴온라인 릴게임환수율 pc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온라인 황금성3게임공략법 뉴야마토 온라인신천지게임 인터넷 바다이야기 온라인 슬롯머신 무료 메가 슬롯 머신 릴게임손오공하는법 오션파라다이스 게임 릴황금성 일본 파칭코 백경사이트 pc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 부활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야마토게임방법 2013바다이야기 황금성게임종류 바다이야기게임동영상 인터넷야마토주소 황금성3하는곳 오션 우주 전함 야마토 2205 10원 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 게임방법 온라인 슬롯 배팅법 황금성먹튀 인터넷릴게임 알라딘게임 바다이야기pc게임 온라인 야마토 게임 온라인 릴게임 사이트 야마토 빠칭코 일본 야마토 게임 바다이야기 게임방법 온라인황금성 백경릴게임 바다이야기apk 프라그마틱무료메타2 릴게임 공략법 잘터지는 슬롯 온라인오션게임 바다 슬롯 먹튀 알라딘오락실 오션파라다이스7게임 온라인바다이야기 오션파라다이스게임 바다이야기 무료머니 오션파라다이스하는방법 온라인 슬롯 공략 오션파라다이스동영상 모바일릴게임접속하기 카지노 슬롯 게임 추천 무료충전바다이야기 릴게임 신천지사이트 바다이야기 환전 잭팟게임 신 천지 게임 온라인 슬롯 공략 알라딘릴게임 바다이야기주소 오션파다라이스 다운로드 다빈치게임다운로드 슬롯게임 순위 야마토3게임다운로드후기 카카오야마토 야마토연타 ◀ VCR ▶
"그날따라 또 바람이 셌어, 상당히. 태풍급이라, 그때가."
"이거 심각하다, 진짜. 오! 오! 오! 이거 차에…"
[조쌍규/경남 산청군 시천면 주민] "집 쪽으로 확 넘어오는 거야, 불이. 그래가지고 막 보니까 얼마 안 지나서 막 다 번져버리네. 불이 날아다녀, 날아다녀."
[이분경/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말하니까 아직도 벌벌벌 떨린다. 막 불안해. 여기 가슴이 저릿저릿하고."
[김강두리/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벌렁벌렁 뛴다고요."
[이분경/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얼마나 놀랐는지. 불덩어리가 막 튀니까 정신이 없지."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대출내역 ] "지금 싹 다 타버리고 뭐 쓸 것도 한 개도 없어요. 다 폭삭 다 타가지고 내려 앉았잖아. 참 살 길이 막막해요, 앞으로."
■ '이런 산불은 처음'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영남 지역을 초토화시킨 이 효과적인 번 산불의 피해를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체계를 점검합니다.
임명찬, 이지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기자, 먼저 산불 피해 현황부터 알아볼까요.
◀ 임명찬 ▶
네, 직접 찾아간 화재 현장은 전쟁터와 다름없는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3월 21일부터 30일까지, 산불이 개인파산신청기간 어떻게 경남과 경북을 할퀴고 갔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영남권 여기저기에서 산불이 이어지던 지난달 말.
22일엔 경북 의성군에서도 3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났습니다.
그중 안평면 괴산리에서 시작된 불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성묘객의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었습니 1분대출 다.
[김정호/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이장 (3월 24일)] "남자 한 분하고 여자 한 분이 헐레벌떡 뛰어 내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밑에 가서 차량이라든지 번호라든지 다 확인하고 절대 현장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불은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졌고, 1시간 반 뒤 인근 마을에 첫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야간대학원 .
오후 1시 18분에 발령된 산불 대응 2단계는 3시간여 만에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됐습니다.
[김성인/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3월 22일)] "(안평에서) 불 올라오는 거 보고 이쪽(집 밑 다른 야산)에 불씨가 날아와서 붙어버렸어."
[신순자/경북 의성군 의성읍 주민 (3월 22일)] "(내 집은 괜찮은지) 잘 몰라요. 지금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기도 궁금하고 죽겠습니다."
불길이 고속도로 바로 옆까지 접근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급기야 의성군을 넘어 안동시 일부에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하루 뒤인 23일 오전 10시.
불길이 번지고 있는 경계, 즉 화선이 67km에 걸쳐 형성됐습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세운 천년 고찰인 운람사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진화 속도가 무시무시하게 번지는 불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진화율은 점점 더 떨어졌습니다.
-----
이틀 뒤인 24일엔 무려 8천490헥타르가 산불영향 구역에 들었습니다.
매캐한 연기가 민가까지 뒤덮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점곡면 주민 (3월 24일)] "당신이나 타. 난 걸어가면 되니깐. <어디로 가실 거예요?> 아, 여기 다리 밑으로‥"
그날 밤 11시, 국가 소방동원령 1호가 최고 등급인 3호로 격상됐습니다.
전국에서 소방대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
25일 정오.
산불 영향 구역은 무려 1만 4천4백여 헥타르로 확대됐고, 화선은 244km로 늘어났습니다.
강풍은 진화대원들의 안전까지 위협했습니다.
[김우영/산림청 특수진화대원 (3월 25일)] "바람이 여기로 불고 지금 골 바람으로 저렇게 올라오고 있어서 엄청 위험한 상황이라 가지고 일단 대피 명령을 시켰고…"
안동 전역과 청송군 일부 지역까지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고, 경북 전역에 갑호 비상이 발령됐습니다.
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턱 밑까지 접근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유산 재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이연옥/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주민 (3월 25일)] "불이 들어오지 말아야지. 큰일 났지, 뭐. 나이 구십 넘도록 살다 첨 봤어."
[류한욱/경북 안동시 병산서원 운영부위원장 (3월 25일)] "지금 5km나 7km 정도 (거리가) 있다 그러지만 이건 바람 한 번 순식간에 불어버리면 10분 만에…"
-----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밤 9시 무렵.
초속 20m로, 태풍이 올 때만큼 강해진 바람을 탄 산불은 80km가량 떨어진 동해안 어촌마을까지 덮쳤습니다.
[임승태/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3월 27일)] "마치 휘발유에 불붙인 것처럼 바로 확 붙어가지고 저희가 어떻게 끌 수가 없어서 그냥 맨몸으로, 그냥 맨몸으로 차만 몰고 바로 뛰쳐나갔어요."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피신했던 주민들은 해경에 겨우 구조됐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1명이 숨졌습니다.
[우지성/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3월 26일)] "불이 붙어가지고 양쪽으로 다 막혀서 어디 대피할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닷가에서 다 모여 있던 것 같아요."
산불은 더 이상 태울 것을 찾지 못했고 그제서야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27일 오후부터는 영남 지역에 비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28일 오후 5시경 산림청은 마침내 주불을 잡았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149시간 만이었습니다.
[이수민/경기 고양소방서 소방대원 (3월 28일)] "잔불을 빨리 정리해 놔야 오후에 강풍이 불더라도 더 추가적인 확산 피해가 없도록…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인가요?> 네, 살아납니다."
경북 의성 산불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는 경남 산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곧바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고, 이 불은 하동과 진주, 지리산 국립공원 쪽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손경모/경남 하동군 옥종면 주민 (3월 26일)] "<저 능선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걸렸습니까?> 한 10분, 바람 따라왔으니까 바람만큼 빠른 거죠."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진화작업 투입 2시간 만에 불길에 갇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남규/경남 창녕군청 산림녹지과장 (3월 24일)] "(진화대원) 올라갈 때는 불이 없었습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밑에서 옆에서 돌풍이 불어서 산불이 밑에서 올라온 거로. 그래서 가운데 고립된 거로…"
열흘 간의 사투 끝에 소방당국은 산청 산불의 주불을 잡았습니다.
무려 213시간 34분.
역대 두 번째로 긴 산불이었습니다.
-----
이번 산불로 가장 피해가 컸던 경북 지역을 찾아가 봤습니다.
전체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던 안동.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주던 숲은 시커멓게 사라졌고 집들은 전부 무너져 내렸습니다.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지금 싹 다 타버리고 뭐 쓸 것도 한 개도 없어요. 다 폭삭 다 타가지고 내려앉았잖아. 지금 현재는 참 살길이 막막해요, 앞으로."
벽돌집은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았고, 집 앞에 세워뒀던 오토바이는 뼈대만 남아있습니다.
[김정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벽돌이 이게 그러면 집이 터진 거예요?> 네, 전부 불 먹어 가지고 열로 인해서 터진 거예요."
-----
불이 시작된 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의성군 점곡면의 한 마을.
◀ 임명찬 ▶ 집이 완전히 다 사라져 버렸어요. 저기 보시면 세탁기가 있던 자리. 저것 빼고는 탈 수 있는 건 다 타버린 상태예요.
암 투병을 위해 5년 전 귀향한 70대 부부는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방광을 다 들어냈어요. 수술을 해서… 여기 공기가 참 좋거든요. 그런데 모든 게 다 사라졌죠."
[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작년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그 유품을 제가 여기 다 갖다 놨어요. 엄마 유품을 여기 와서 다 태워 버린 거예요. 사진 하나 다 꺼내보지 못하고 다 태워 버린 거예요. 그게 너무 가슴 아프고‥."
-----
해안 절벽에 집들이 마치 따개비처럼 붙어 있다고 해서, '따개비 마을'로 불리는 영덕군의 한 어촌 마을.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릴 만큼 아름답던 마을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산에서 불이 날아가지고 오니까 정박해 있는 배에, 배가 다 소실 됐잖아요. 배까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우리 사촌 형님네도 이렇게 타 버렸어. 저 바닷가인데 <저쪽 옆에 동네?> 네."
-----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무려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52명이나 됐습니다.
불에 탄 면적은 4만 8천여 헥타르로 서울시 면적의 80%에 달합니다.
주택 4천여 동이 소실되면서 3천 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35건의 국가유산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액은 2조 원 이상,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강호상/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옛날에 민둥산이니까 뭐 시도 때도 없이 그냥 토사가 내려오고 산사태 나고 홍수 났는데 불이 이렇게 대규모로 쾅 터지는 경우는 처음이었고, 이것이 지금까지는 동해안에 계속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중간에서 시작한 거예요. 그때부터 이제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죠. 특히 산림지역은 대부분 연로하신 분들인데."
■ 모든 걸 잃었다
◀ 이휘준 ▶
31명의 사망자.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숨진 산불이었습니다.
◀ 이지수 ▶
경북 지역 산불이 시작된 곳은 의성군이었지만,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약 80km 떨어진 영덕군이었습니다.
영덕에서 10명이 숨졌는데, 특히 매정리 마을 부근에서만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40여 가구가 모여 살던 경북 영덕군 매정1리.
100년 동안 마을을 지키던 교회는 시커먼 상처를 입었고, 절반인 23가구가 전소됐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는 비상소화장치는 제구실을 못 했습니다.
밸브를 최대로 열고 물을 뿌려도 물줄기가 채 10m를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종탁/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급하니까 이거라도 써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이게 날아가야 말이지, 어느 정도가 뭐. 압이 좋아갖고 날아가야 뭐 소화가 되는데, 안 되니까 막 환장하는 거지."
텅 빈 마을을 주인을 기다리는 개들만 지키고 있습니다.
[성중길/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뭐 연기, 매캐한 연기가 자꾸 이렇게 스며들어 오길래. 밖에 나와 보니까 막 불덩어리 머리통만 한 게 막 날아다녀, 그냥. 전부 다 불덩어리라. 이 마을 전체가 불덩어리라. 그냥 뭐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냥. 눈물도 안 나더라고. 참 기가 막혀가지고. 기가 차잖아."
강풍을 타고 동진한 산불이 영덕군 경계를 넘어선 지난 25일 밤.
매정리에 있는 요양원에서 필사의 탈출이 시작됐습니다.
입소해 있던 노인은 21명.
차량 여러 대에 나눠 태우고 대피에 나섰지만, 차 한 대가 불길에 고립되면서, 타고 있던 6명 중 3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7~80대였습니다.
[요양원 관계자] "불이 그냥 이렇게 타가는 게 아니고요. 그냥 진짜 무슨 토네이도도 아니고. 근데 여기서 불이 돌아온 것 같아, 이 마당에. 그러면서 그냥 지나가 버린 것 같아요."
이 요양원에서 7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살던 80대 부부도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김순옥/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아들 말이 안 주무시고 이 밖에 나와서 돌아가셨대. 그러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노."
이처럼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희생된 주민 가운데는 노인들이 많았습니다.
산불이 번진 곳이 고령화가 진행된 농촌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고령자들에 맞는 재난 대피에, 대응에 대한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분들한테 재난 문자 아무리 보내본들 확인할 확률은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 그 지역에 맞는 소규모의 그런 시스템을 갖춰야 되는데…"
사과로 유명한 경북 안동 임하면.
73살 김매화 씨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합니다.
난리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닭들이 이곳이 사람살던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나와, 나온나. <알이 있어요? 알을 낳았어요?> 네. <2개를? 이 난리통에 2개를 낳은 거예요?> 저쪽에 4마리 저기 댕기잖아. 12마리였는데요. 8마리 죽고 저거, 저것만 살았어요."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여기는 주방이고. 이거는 큰 방이었고요. 여기는 이제 화장실하고 또 방 한 개 있었고 여기는."
김 씨는 오랜 이웃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그 옆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우리도 급하다 보니까 못 꺼냈어요."
거동이 불편한 70대 할머니는 순식간에 마을을 덮친 불을 미처 피하지 못했습니다.
[임하면 산불 희생자 가족] "나는 여기까지, 여기까지는 설마 했거든. 여기까지는. 근데 이렇게 (산불이) 오니까 그냥 이 상태로 있는 거야 벌써. 안타깝죠. 말로 뭐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어요?"
불길은 강 건너 마을로도 번졌고, 이곳에 살던 80대 노부부의 목숨도 앗아갔습니다.
[김시각/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산불대책위원장] "여기 지금 노인 분들이, 걸음도 못 걷는 분들이 두 분 계셨거든. <걸음을 못 걸으시는 분들이> 네, 걸음도 억지로 걸어요. 밖에 나오긴 나오시는데. 연세가 많고, 불 나오는 걸 몰랐으니까. 불타는, 불붙은 걸 몰랐으니까."
불과 닷새 전에도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느닷없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잃은 손자뻘 친척은 황망하기만 합니다.
[권기범/임하면 산불 희생자 친척] 우리도 집안 어른이 이렇게 돌아가시는 거는 생각도 안 했죠, 사실은. 꿈에도 생각 안 했죠.
-----
초토화된 삶의 터전.
3천 명 넘는 이재민이 마을회관이나 지자체의 공공체육관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동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털실 뭉치를 자르고 묶어 인형을 만드는 데 푹 빠져있습니다.
급한 대로 체육관 한쪽에 아이들 놀이공간을 만들어뒀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할머니는 어른이니까 안 해도 된데이."
산불 때문에 김경순 할머니 가족은 3대 7명이 모두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대피해서 오신 분들이 몇 명이나 돼요, 여기?> 7명이지요. 일직면에서 우리가 1등이에요. <7명이나 여기 오셨어요? 누구누구?> 손자 3명. 아들, 며느리, 얘들이 5명. 우리 6, 7명…"
첫날엔 7명이 모두 한 텐트 안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여기서 지내시는 거 어떠셨어요? 지금 여기서.> 말도 못 하지 뭐. 고생이지 뭐, 집 나오면."
그래도 공간을 분리해 주는 텐트가 있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30명이 한 공간에서 지내는 곳도 있습니다.
[권미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처음에는 22명이었는데요. 지금 30명 넘어요. <30명이 여기서 이 방에서 주무세요?> 네. <그러면 화장실도 왔다 갔다 하시는 분도 계시고…> 화장실 저거 하나예요. <화장실이 하나고.> 세수하는 데 물 다 막혀서 물도 안 내려가고."
겨우 목숨을 건질 만큼 황급히 몸만 빠져나와 생필품도, 약도 부족합니다.
[조분숙/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아무것도 못 들고나왔지. 이것만 들고나왔지. 이거 약 가방만."
[김영호/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이불도 없었고. 왜 안 추웠어요. 많이 떨었어요. 여기 어른들 다."
[이순희/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나는 당뇨에다 혈압에다 고지혈증까지 있는데 약이 다 타버려가지고…"
그리고, 평생 일궈온 것들이 바로 눈 앞에서 사라지는 걸 목격한 충격은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김말남/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이래서 어떻게 살아나가나, 눈물만 자꾸 나지."
[이옥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눈물밖에 안 나오지. <눈물도 자꾸 나오나?> 눈물도 자꾸 나오니까 안 나오지."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실은 이제 모든 거를 잃었다. 사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러니까 잠을 자면서도 이제 그 끔찍했던 사건들이 계속 떠오르게 되는 거고요. 이러한 트라우마가 1~2년 가지고 치료가 되는 게 아니어서 장기간 이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 '늙고 낡은' 산불 대응
◀ 이휘준 ▶
이번 산불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원인으로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 임명찬 ▶
네, 기후 환경적인 요인이 컸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확인했더니 또 다른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새로운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VCR ▶
의성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의 바디캠에 찍힌 영상입니다.
갑자기 돌풍이 일더니 커다란 재 덩어리가 대원들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오! 조심! 뒤에 바람! 바람! 바람!"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이번 산불을 급속도로 번지게 만든 건 최대 초속 27m로 불어닥친 바람이었습니다.
[최광균/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뭐 하여튼 그날 바람이 돌풍이 엄청 불었어요. 이거는 나도 살다가 처음 보는 불이야. 완전히 미쳐서 불씨가 날아다니고…"
여기에 올해 3월은 평소보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엿새 동안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7.1도 높았고, 상대습도는 평년보다 7%포인트 낮았습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렇게 되면 산에는 거의 마른 장작입니다. 낙엽층이 한 30cm 정도 됩니다. 조그만 불씨에도 발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엄청난 속도로 빨라질 수밖에 없고 대형화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다음에는 더 강도가 세질 거라는 거죠."
-----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영남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73만 헥타르의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그런데 송진 속에는 테르펜 같은 휘발성 물질이 함유돼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솔잎 자체가 거의 쉽게 말씀드리면 '휘발유다'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불이 몇백 미터를 날아간다거나 불이 삽시간에 주변 숲을 다 집어삼킨다거나 이런 어떤 피해를 가져오고. 산에서는 가장 강력한 '인화성 물질이 솔잎과 송진이다', 이렇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강한 바람, 기후 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 불이 잘 번지는 특징을 가진 숲.
그러나 피해를 키운 건 이런 외부 요인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사망자가 속출한 영덕으로 불이 번진 때는 25일 오후.
하루 전부터 불이 동해안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습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3월 24일 방송, MBC 뉴스데스크)] "바람이 초속 5m 이상 동반되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불은 마지못해 왔다고 하면, 오늘부터 목요일까지는 적극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청송, 그리고 영덕, 울진 사이 거기까지도 확산될 우려가 높다…"
그런데 산불이 넘어온 시각은 오후 5시 54분 경이었는데, 대피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는 6시 21분에 발송됐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가까운 인접 시군은 비상 태세 그리고 이미 화요일 오전에도 건조 특보에 강풍 경보가 있었는데 왜 좀 더 신속하게 연기가 날아오고 불티가 있었을 때 바로 대피 명령과 선제적인 조치를 못 했는가?"
-----
지난 2005년 산림청이 도입한 산불확산예측시스템.
gps로 산불 발생 지점을 확인하고, 바람 방향과 속도·습도 같은 기상 정보를 대입하면, 산불의 확산 경로와 범위를 예측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제 역할을 못 했습니다.
영남 산불이 과거의 데이터를 뛰어넘는 대형 산불이었던 데다, 강풍으로 불길의 최전선을 촬영하는 헬기가 제때 뜨지 못했고, 통신중계기마저 불에 타며 촬영 영상 전송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제가 봤을 때 이번 사태는 산림청이 상당 부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왜냐, 산림청이 그동안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이라는 걸 가동했거든요. 그러면 그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가동한 이유가 뭘까요? 선제적 대응 조건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그 발령을 하나도 못 했어요."
-----
산불에 대응하는 인력과 장비도 노후화돼 있었습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아 네, '그루터기에 타고 있다'? 네, '용금리 산76'"
산불 신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영덕산불예방진화대.
다행히 오인 신고로 판명됐습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헬기로 물 작업 다 하고 남은 그루터기에 나는 거 신고해서 난리가 나가지고 <아이고 다행이네요.> 천번 만번 다행이다."
이처럼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불예방진화대는 산불이 발생하자마자 현장에 투입되는 초기 대응을 결정짓는 인력입니다.
그런데 대원들 차림이 이상합니다.
손에는 방염장갑이 아닌 빨간 목장갑을 꼈습니다.
[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이게 장갑이에요? 선생님?> 예, 앞전에 겨울에 주던 거 하다가 한번 다 떨어졌고 초창기에는 조금 이제 이거보다 이제 단가도 있고 안에 털도 있고 이랬는데 그거 여러 번 쓰고 줄 당기고 그러면 금방 떨어져."
산불관리통합규정에는 진화대원에게 방화용 안전장갑과 안전화·방화복·방염텐트 등을 최대한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실제 지급된 장비는 갈퀴와 등짐펌프·방화복이 전부입니다.
더구나 전국 9천6백 명 산불예방진화대원들의 평균 연령은 62세.
40대 이하는 10%에 불과하고, 대부분 60대 이상입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젊은 분들은 왜 여기를 지원 안 하는 거예요?> 아니 미래가 없잖아요. 30대가 여기 들어와갖고 앞으로 30년을 더 일을 해야 되는데 미래가 없잖아. 처우도 없고 복지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 남들 다 보는 영화 한 편 제대로 밤에 못 보러 간다니까. 왜 여기 들어오면은 7개월간 24시간 대기인데 24시간 동안 이 전화기에 목숨 걸어야 돼요. 누가 알아주냐 이거죠."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인 데다, 산불이 잦은 11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7개월 동안만 일하는 기간제입니다.
[김후홍/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정식 직원은 아니더라도 그 밑에 단계 무기직 정도는 만들어줘야 일하는데 그래도 자부심이 있고 희망이 생기지. 밥은 먹고 살아야 될 거 아니야. 그렇지 그래야 젊은 사람들도 그거 보고 직업을 보고 또 젊은 사람도 들어오고 하지."
-----
산불 진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6일, 의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한 대가 추락했습니다.
[헬기 추락 사고 목격자 (3월 26일)] "바로 이렇게 가야 되는데 저는 이제 실제로 날아오는 거는 못 봤고, 이상하게 소리가 나서 고개를 딱 젖혔을 때 벌써 사선으로,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그 상태를 본 거죠."
강원도 소속인 박현우 기장은 의성 산불이 심각하다는 소식에 지원을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40년 경력의 73살 베테랑 기장이 이 사고로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장광자/고 박현우 기장 아내] "'늦게까지 산불을 끄느라 식사를 못 해서 늦게 식당 가서 지금 식사하는 중이다', '우리 남편 너무 수고가 많은데 어떻게 해' 그랬더니 '아니야' 네, 저 걱정할까 봐요. '아니야. 그래, 그래 여보. 어, 당신 식사했지? 어서 쉬어' 이러면서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하고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어요. 그게 마지막 통화가."
국토부의 노후항공기 특별관리 기준은 20년.
박 기장이 몰던 헬기는 1995년 생산돼 30년 가까이 운항한 노후 기종이었습니다.
현재 지자체 산불 헬기의 평균 기령은 37년에 달합니다.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50대 중에서도 33대는 기령이 20년을 초과했고, 30년 이상 된 헬기도 12대에 달합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 (산불 대응) 예산 비용이 현재의 손실보다 얼마 몇 퍼센트 되겠습니까? 극히 미미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현재 이 산불에서는 복구 엄청날 것 같습니다. 복구 비용이. 조금만이라도 (예산 확충)하면 이 복구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 100년 걸린다는데‥
◀ 이휘준 ▶
일단 이번 산불 피해를 입은 곳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복구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이지수 ▶
네, 그래서 복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과거 산불 피해를 입었던 곳을 다녀왔습니다.
처참하게 파괴됐던 숲과 생태계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시겠습니다.
◀ VCR ▶
이번 산불이 발생하기 전, 경북 지역 최악의 산불이었던 지난 2022년 3월 울진 산불.
울진에서 시작된 불은 도 경계를 넘어 강원도 삼척까지 번졌습니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2만 헥타르의 산림이 훼손됐고, 주민 6천7백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전신수/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2022년 3월 6일, MBC 뉴스데스크)] "모든 그 족보나 이런 것들이, 옛날 것들이 다 이게 지금 불타버렸어요."
3년이 흐른 지금, 산불이 휩쓸고 간 울진군의 한 마을을 찾아가 봤습니다.
뒷산은 여전히 벌거숭이로 남아있습니다.
[박춘자/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우리 산이 다 탔어요. <뒤에 산이요?> 네, 저 너머 있는 데. 저 산 너머 있는 데요. 산이 참 많았는데, 다 탔어요."
울진군의 피해 면적은 1만 4천 헥타르.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지역의 49%는 나무를 심고,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무를 심기로 한 곳의 1/4만 어린나무가 실제로 심어졌습니다.
이 속도라면 산림이 복원되기까지 최소 반세기가 걸릴 전망입니다.
[경북 울진군청 산림보호과 관계자] "다시 소나무림으로 복원하려면 50년 정도 걸린다고 표현하시는 게 가장 괜찮을 것 같네요. 울창한 숲이나 이런 개념으로 봤을 때 100년이고."
숲이 겉모습을 되찾았다고 해서 생태계까지 복원되는 것도 아닙니다.
1996년과 2000년 잇따라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고성.
소나무 주변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이 이곳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었는데
여전히 송이버섯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땅속 미생물이나 유기물 회복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강호상/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눈에 보이는 경관상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30년, 40년이면 복구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고성 산불 96년도에 소나무를 심었는데도 아직 송이가 지금 하나도 안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도 숲만큼 피폐해졌습니다.
3년 전 집을 잃은 김 모 씨는 여전히 8평 남짓한 조립식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아이고, 좁아갖고 지금. 뭐 그릇도 놓을 데가 없어서 저기 다 꺼내놓고 사용하는데. <밖에다가요?> 전부 전기를 써요. 난방기고, 온수기고 전부 전기로 다 돼 있어요. 한 30 몇만 원씩 막 나와버려요."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은 1천6백만 원.
다시 집을 지을 여력이 안 돼 군청에서 임시로 머무르라고 지어줬던 조립식 주택을 울며 겨자 먹기로 샀습니다.
여전히 악몽을 꿉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신경을 쓰니까 치아부터 다 작살나고, 온 건강이 다 무너지는 거야. 병원에 다니기 더 바쁜데. 병원에다가 돈 다 갖다 처박아버리고 뭐 집을 어떻게 지어요? 이 트라우마가 한두 달 만에 이게 없어지는 게 아니더라고. 지금도 자다 보면 그 불난 화마 생각이 나는데. 시커먼 거, 시커먼 거."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벗어나기가 사실은 쉽지 않은 거죠.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에. 계속 이분들의 어떤 심리적, 정신적인 그런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영남 산불 이재민도 김 씨와 비슷한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옥려·김형원/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컨테이너를 10평짜리를 준다고 그러대, 2년 동안. <주는 게 아니고.> 2년 동안 빌려주는 거. <학교면 학교, 동네 어떤 지역에다가 설치를 해 놓고, '거기에서 살아라' 그러는데, 그게 자기 집 있는 데 갖다주면 좋은데.>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은 그거 또 그때 돼서, 2년 있다가 뭐 어떻게 해, 돈을 준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나이 90(살) 다 돼 가는데."
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영남 산불.
아직 집계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피해액은 1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고기동/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 (4월 5일)] "재산 피해는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여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급한 건 마을 복구에 쓸 예산입니다.
지난 2월부터 민주당은 최대 35조 원의 추경 예산을 제안하고, 한국은행도 15조 원에서 20조 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산불이 난 뒤 정부가 제시한 건 재난·재해 대응 예산을 포함한 10조 원 대 추경이었습니다.
더구나 아직 구체적인 예산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4월 7일)] "그런데 소식이 없어요. 대체 뭐하고 있습니까?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는 거겠죠. 모르는 거겠죠. 그냥 숫자만 쳐다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죠."
민주당은 추경 증액 심사를 공언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을 끼워 넣으려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산불피해대책마련 당정협의회, 4월 3일)] "지금 중요한 건 방향과 속도입니다. 피해 지원이 제때 꼭 필요한 곳에 빠짐없이 전달돼야 합니다. 이번 추경에 정략적 계산이 티끌만큼이라도 개입돼선 안 됩니다."
이런 가운데 산불 피해를 입은 일부 주민들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돌출행동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위협을 가한 이재민에 대해 민주당이 아픔에 공감하며 경찰에도 선처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9일)] "원래 공직자는 흉도 보고 그러는 거예요. 저도 요새 다니면서 욕 많이 먹고 있습니다."
SNS에는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를 취소하겠다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한쪽에선 간첩이 산불을 지른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전한길/한국사 강사 (JTBC 뉴스룸 3월 28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 "우리나라에 간첩이 없다고 말할 수 없죠. 또 불 지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을 것 아닙니까. 집이나 건물에 불타는 것과 달리 산이라서 워낙 넓은 지역에서 알 수 없는 곳에서 발화, 방화 되거나 또는 불이 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생각 할 수 있잖아요. 이거 뭐냐 혹시나 간첩도 있잖아요."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참 우리 사회가 많이 병들어 있다. 그것도 정치, 갈등, 균열이라고 하는 그 병이 너무너무 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이 사람들의 또 다른 하나의 피해의식이 만들어질 수가 있고, 나라에 대한 큰 실망, 배신감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집과 재산이 다 타버렸는데, 이제 이재민들의 속까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우선은 몸만 피해 나가서 옷도 입은 것 말고 한 개도 없어요. 다 타버리고. <이 옷 그대로 그냥.> 이 옷 그대로지 뭐. 한 개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강태복 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시간이 가니까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 진짜…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 진짜…"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705994_28993.html
알라딘게임다운 ㉨ 63.rzz885.top ㉨ 잘터지는 슬롯
인터넷바다이야기게임 ㉨ 20.rzz885.top ㉨ 메이저 슬롯사이트
파칭코게임 ㉨ 75.rzz885.top ㉨ 온라인야마토2
오션슬롯먹튀 ㉨ 93.rzz885.top ㉨ 사설경정
황금성다운 릴게임 확률 바다이야기파칭코 오리지날 양귀비 릴예시게임 체리마스터 릴게임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카지노 슬롯 게임 추천 온라인예시게임 오리지날야마토 오리 지날황금성 호게임 알라딘 카지노 슬롯머신 규칙 파칭코 어플 신천지게임다운로드 릴게임 신천지사이트 바다이야기고래출현 바다이야기먹튀 황금성 바다이야기예시종료 슬롯 잘 터지는 황금성 게임 다운로드 황금성3게임다운로드 모바일신천지모바일 신 바다이야기 바다이야기조작 모바일 바다 이야기 다운 바다이야기파칭코 바다 이야기 다운 이벤트릴게임 오징어 릴게임 예시 슬롯 게시판 신야마토 바다이야기동영상 야마토오락 실게임 바다이야기7 알라딘사이트 릴게임야마토 777 잭팟 신천지3.0 pc야마토게임 럭키세븐 최신인터넷게임 체리마스터 비법 한게임포커 야마토2 릴게임 골드몽 먹튀 오리지날야마토 중고게임기 매매 릴게임 카카오바다이야기 야마토무료게임 오션슬롯먹튀 릴온라인 릴게임환수율 pc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온라인 황금성3게임공략법 뉴야마토 온라인신천지게임 인터넷 바다이야기 온라인 슬롯머신 무료 메가 슬롯 머신 릴게임손오공하는법 오션파라다이스 게임 릴황금성 일본 파칭코 백경사이트 pc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 부활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야마토게임방법 2013바다이야기 황금성게임종류 바다이야기게임동영상 인터넷야마토주소 황금성3하는곳 오션 우주 전함 야마토 2205 10원 야마토게임 바다이야기 게임방법 온라인 슬롯 배팅법 황금성먹튀 인터넷릴게임 알라딘게임 바다이야기pc게임 온라인 야마토 게임 온라인 릴게임 사이트 야마토 빠칭코 일본 야마토 게임 바다이야기 게임방법 온라인황금성 백경릴게임 바다이야기apk 프라그마틱무료메타2 릴게임 공략법 잘터지는 슬롯 온라인오션게임 바다 슬롯 먹튀 알라딘오락실 오션파라다이스7게임 온라인바다이야기 오션파라다이스게임 바다이야기 무료머니 오션파라다이스하는방법 온라인 슬롯 공략 오션파라다이스동영상 모바일릴게임접속하기 카지노 슬롯 게임 추천 무료충전바다이야기 릴게임 신천지사이트 바다이야기 환전 잭팟게임 신 천지 게임 온라인 슬롯 공략 알라딘릴게임 바다이야기주소 오션파다라이스 다운로드 다빈치게임다운로드 슬롯게임 순위 야마토3게임다운로드후기 카카오야마토 야마토연타 ◀ VCR ▶
"그날따라 또 바람이 셌어, 상당히. 태풍급이라, 그때가."
"이거 심각하다, 진짜. 오! 오! 오! 이거 차에…"
[조쌍규/경남 산청군 시천면 주민] "집 쪽으로 확 넘어오는 거야, 불이. 그래가지고 막 보니까 얼마 안 지나서 막 다 번져버리네. 불이 날아다녀, 날아다녀."
[이분경/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말하니까 아직도 벌벌벌 떨린다. 막 불안해. 여기 가슴이 저릿저릿하고."
[김강두리/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벌렁벌렁 뛴다고요."
[이분경/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얼마나 놀랐는지. 불덩어리가 막 튀니까 정신이 없지."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대출내역 ] "지금 싹 다 타버리고 뭐 쓸 것도 한 개도 없어요. 다 폭삭 다 타가지고 내려 앉았잖아. 참 살 길이 막막해요, 앞으로."
■ '이런 산불은 처음'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영남 지역을 초토화시킨 이 효과적인 번 산불의 피해를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체계를 점검합니다.
임명찬, 이지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기자, 먼저 산불 피해 현황부터 알아볼까요.
◀ 임명찬 ▶
네, 직접 찾아간 화재 현장은 전쟁터와 다름없는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3월 21일부터 30일까지, 산불이 개인파산신청기간 어떻게 경남과 경북을 할퀴고 갔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영남권 여기저기에서 산불이 이어지던 지난달 말.
22일엔 경북 의성군에서도 3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났습니다.
그중 안평면 괴산리에서 시작된 불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성묘객의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었습니 1분대출 다.
[김정호/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이장 (3월 24일)] "남자 한 분하고 여자 한 분이 헐레벌떡 뛰어 내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밑에 가서 차량이라든지 번호라든지 다 확인하고 절대 현장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불은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졌고, 1시간 반 뒤 인근 마을에 첫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야간대학원 .
오후 1시 18분에 발령된 산불 대응 2단계는 3시간여 만에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됐습니다.
[김성인/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3월 22일)] "(안평에서) 불 올라오는 거 보고 이쪽(집 밑 다른 야산)에 불씨가 날아와서 붙어버렸어."
[신순자/경북 의성군 의성읍 주민 (3월 22일)] "(내 집은 괜찮은지) 잘 몰라요. 지금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기도 궁금하고 죽겠습니다."
불길이 고속도로 바로 옆까지 접근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급기야 의성군을 넘어 안동시 일부에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하루 뒤인 23일 오전 10시.
불길이 번지고 있는 경계, 즉 화선이 67km에 걸쳐 형성됐습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세운 천년 고찰인 운람사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진화 속도가 무시무시하게 번지는 불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진화율은 점점 더 떨어졌습니다.
-----
이틀 뒤인 24일엔 무려 8천490헥타르가 산불영향 구역에 들었습니다.
매캐한 연기가 민가까지 뒤덮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점곡면 주민 (3월 24일)] "당신이나 타. 난 걸어가면 되니깐. <어디로 가실 거예요?> 아, 여기 다리 밑으로‥"
그날 밤 11시, 국가 소방동원령 1호가 최고 등급인 3호로 격상됐습니다.
전국에서 소방대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
25일 정오.
산불 영향 구역은 무려 1만 4천4백여 헥타르로 확대됐고, 화선은 244km로 늘어났습니다.
강풍은 진화대원들의 안전까지 위협했습니다.
[김우영/산림청 특수진화대원 (3월 25일)] "바람이 여기로 불고 지금 골 바람으로 저렇게 올라오고 있어서 엄청 위험한 상황이라 가지고 일단 대피 명령을 시켰고…"
안동 전역과 청송군 일부 지역까지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고, 경북 전역에 갑호 비상이 발령됐습니다.
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턱 밑까지 접근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유산 재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이연옥/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주민 (3월 25일)] "불이 들어오지 말아야지. 큰일 났지, 뭐. 나이 구십 넘도록 살다 첨 봤어."
[류한욱/경북 안동시 병산서원 운영부위원장 (3월 25일)] "지금 5km나 7km 정도 (거리가) 있다 그러지만 이건 바람 한 번 순식간에 불어버리면 10분 만에…"
-----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밤 9시 무렵.
초속 20m로, 태풍이 올 때만큼 강해진 바람을 탄 산불은 80km가량 떨어진 동해안 어촌마을까지 덮쳤습니다.
[임승태/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3월 27일)] "마치 휘발유에 불붙인 것처럼 바로 확 붙어가지고 저희가 어떻게 끌 수가 없어서 그냥 맨몸으로, 그냥 맨몸으로 차만 몰고 바로 뛰쳐나갔어요."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피신했던 주민들은 해경에 겨우 구조됐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1명이 숨졌습니다.
[우지성/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3월 26일)] "불이 붙어가지고 양쪽으로 다 막혀서 어디 대피할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닷가에서 다 모여 있던 것 같아요."
산불은 더 이상 태울 것을 찾지 못했고 그제서야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27일 오후부터는 영남 지역에 비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28일 오후 5시경 산림청은 마침내 주불을 잡았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149시간 만이었습니다.
[이수민/경기 고양소방서 소방대원 (3월 28일)] "잔불을 빨리 정리해 놔야 오후에 강풍이 불더라도 더 추가적인 확산 피해가 없도록…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인가요?> 네, 살아납니다."
경북 의성 산불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는 경남 산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곧바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고, 이 불은 하동과 진주, 지리산 국립공원 쪽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손경모/경남 하동군 옥종면 주민 (3월 26일)] "<저 능선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걸렸습니까?> 한 10분, 바람 따라왔으니까 바람만큼 빠른 거죠."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진화작업 투입 2시간 만에 불길에 갇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남규/경남 창녕군청 산림녹지과장 (3월 24일)] "(진화대원) 올라갈 때는 불이 없었습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밑에서 옆에서 돌풍이 불어서 산불이 밑에서 올라온 거로. 그래서 가운데 고립된 거로…"
열흘 간의 사투 끝에 소방당국은 산청 산불의 주불을 잡았습니다.
무려 213시간 34분.
역대 두 번째로 긴 산불이었습니다.
-----
이번 산불로 가장 피해가 컸던 경북 지역을 찾아가 봤습니다.
전체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던 안동.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주던 숲은 시커멓게 사라졌고 집들은 전부 무너져 내렸습니다.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지금 싹 다 타버리고 뭐 쓸 것도 한 개도 없어요. 다 폭삭 다 타가지고 내려앉았잖아. 지금 현재는 참 살길이 막막해요, 앞으로."
벽돌집은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았고, 집 앞에 세워뒀던 오토바이는 뼈대만 남아있습니다.
[김정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벽돌이 이게 그러면 집이 터진 거예요?> 네, 전부 불 먹어 가지고 열로 인해서 터진 거예요."
-----
불이 시작된 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의성군 점곡면의 한 마을.
◀ 임명찬 ▶ 집이 완전히 다 사라져 버렸어요. 저기 보시면 세탁기가 있던 자리. 저것 빼고는 탈 수 있는 건 다 타버린 상태예요.
암 투병을 위해 5년 전 귀향한 70대 부부는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방광을 다 들어냈어요. 수술을 해서… 여기 공기가 참 좋거든요. 그런데 모든 게 다 사라졌죠."
[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작년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그 유품을 제가 여기 다 갖다 놨어요. 엄마 유품을 여기 와서 다 태워 버린 거예요. 사진 하나 다 꺼내보지 못하고 다 태워 버린 거예요. 그게 너무 가슴 아프고‥."
-----
해안 절벽에 집들이 마치 따개비처럼 붙어 있다고 해서, '따개비 마을'로 불리는 영덕군의 한 어촌 마을.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릴 만큼 아름답던 마을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산에서 불이 날아가지고 오니까 정박해 있는 배에, 배가 다 소실 됐잖아요. 배까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우리 사촌 형님네도 이렇게 타 버렸어. 저 바닷가인데 <저쪽 옆에 동네?> 네."
-----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무려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52명이나 됐습니다.
불에 탄 면적은 4만 8천여 헥타르로 서울시 면적의 80%에 달합니다.
주택 4천여 동이 소실되면서 3천 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35건의 국가유산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액은 2조 원 이상,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강호상/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옛날에 민둥산이니까 뭐 시도 때도 없이 그냥 토사가 내려오고 산사태 나고 홍수 났는데 불이 이렇게 대규모로 쾅 터지는 경우는 처음이었고, 이것이 지금까지는 동해안에 계속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중간에서 시작한 거예요. 그때부터 이제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죠. 특히 산림지역은 대부분 연로하신 분들인데."
■ 모든 걸 잃었다
◀ 이휘준 ▶
31명의 사망자.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숨진 산불이었습니다.
◀ 이지수 ▶
경북 지역 산불이 시작된 곳은 의성군이었지만,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약 80km 떨어진 영덕군이었습니다.
영덕에서 10명이 숨졌는데, 특히 매정리 마을 부근에서만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40여 가구가 모여 살던 경북 영덕군 매정1리.
100년 동안 마을을 지키던 교회는 시커먼 상처를 입었고, 절반인 23가구가 전소됐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는 비상소화장치는 제구실을 못 했습니다.
밸브를 최대로 열고 물을 뿌려도 물줄기가 채 10m를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종탁/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급하니까 이거라도 써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이게 날아가야 말이지, 어느 정도가 뭐. 압이 좋아갖고 날아가야 뭐 소화가 되는데, 안 되니까 막 환장하는 거지."
텅 빈 마을을 주인을 기다리는 개들만 지키고 있습니다.
[성중길/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뭐 연기, 매캐한 연기가 자꾸 이렇게 스며들어 오길래. 밖에 나와 보니까 막 불덩어리 머리통만 한 게 막 날아다녀, 그냥. 전부 다 불덩어리라. 이 마을 전체가 불덩어리라. 그냥 뭐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냥. 눈물도 안 나더라고. 참 기가 막혀가지고. 기가 차잖아."
강풍을 타고 동진한 산불이 영덕군 경계를 넘어선 지난 25일 밤.
매정리에 있는 요양원에서 필사의 탈출이 시작됐습니다.
입소해 있던 노인은 21명.
차량 여러 대에 나눠 태우고 대피에 나섰지만, 차 한 대가 불길에 고립되면서, 타고 있던 6명 중 3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7~80대였습니다.
[요양원 관계자] "불이 그냥 이렇게 타가는 게 아니고요. 그냥 진짜 무슨 토네이도도 아니고. 근데 여기서 불이 돌아온 것 같아, 이 마당에. 그러면서 그냥 지나가 버린 것 같아요."
이 요양원에서 7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살던 80대 부부도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김순옥/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아들 말이 안 주무시고 이 밖에 나와서 돌아가셨대. 그러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노."
이처럼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희생된 주민 가운데는 노인들이 많았습니다.
산불이 번진 곳이 고령화가 진행된 농촌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고령자들에 맞는 재난 대피에, 대응에 대한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분들한테 재난 문자 아무리 보내본들 확인할 확률은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 그 지역에 맞는 소규모의 그런 시스템을 갖춰야 되는데…"
사과로 유명한 경북 안동 임하면.
73살 김매화 씨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합니다.
난리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닭들이 이곳이 사람살던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나와, 나온나. <알이 있어요? 알을 낳았어요?> 네. <2개를? 이 난리통에 2개를 낳은 거예요?> 저쪽에 4마리 저기 댕기잖아. 12마리였는데요. 8마리 죽고 저거, 저것만 살았어요."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여기는 주방이고. 이거는 큰 방이었고요. 여기는 이제 화장실하고 또 방 한 개 있었고 여기는."
김 씨는 오랜 이웃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그 옆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우리도 급하다 보니까 못 꺼냈어요."
거동이 불편한 70대 할머니는 순식간에 마을을 덮친 불을 미처 피하지 못했습니다.
[임하면 산불 희생자 가족] "나는 여기까지, 여기까지는 설마 했거든. 여기까지는. 근데 이렇게 (산불이) 오니까 그냥 이 상태로 있는 거야 벌써. 안타깝죠. 말로 뭐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어요?"
불길은 강 건너 마을로도 번졌고, 이곳에 살던 80대 노부부의 목숨도 앗아갔습니다.
[김시각/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산불대책위원장] "여기 지금 노인 분들이, 걸음도 못 걷는 분들이 두 분 계셨거든. <걸음을 못 걸으시는 분들이> 네, 걸음도 억지로 걸어요. 밖에 나오긴 나오시는데. 연세가 많고, 불 나오는 걸 몰랐으니까. 불타는, 불붙은 걸 몰랐으니까."
불과 닷새 전에도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느닷없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잃은 손자뻘 친척은 황망하기만 합니다.
[권기범/임하면 산불 희생자 친척] 우리도 집안 어른이 이렇게 돌아가시는 거는 생각도 안 했죠, 사실은. 꿈에도 생각 안 했죠.
-----
초토화된 삶의 터전.
3천 명 넘는 이재민이 마을회관이나 지자체의 공공체육관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동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털실 뭉치를 자르고 묶어 인형을 만드는 데 푹 빠져있습니다.
급한 대로 체육관 한쪽에 아이들 놀이공간을 만들어뒀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할머니는 어른이니까 안 해도 된데이."
산불 때문에 김경순 할머니 가족은 3대 7명이 모두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대피해서 오신 분들이 몇 명이나 돼요, 여기?> 7명이지요. 일직면에서 우리가 1등이에요. <7명이나 여기 오셨어요? 누구누구?> 손자 3명. 아들, 며느리, 얘들이 5명. 우리 6, 7명…"
첫날엔 7명이 모두 한 텐트 안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여기서 지내시는 거 어떠셨어요? 지금 여기서.> 말도 못 하지 뭐. 고생이지 뭐, 집 나오면."
그래도 공간을 분리해 주는 텐트가 있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30명이 한 공간에서 지내는 곳도 있습니다.
[권미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처음에는 22명이었는데요. 지금 30명 넘어요. <30명이 여기서 이 방에서 주무세요?> 네. <그러면 화장실도 왔다 갔다 하시는 분도 계시고…> 화장실 저거 하나예요. <화장실이 하나고.> 세수하는 데 물 다 막혀서 물도 안 내려가고."
겨우 목숨을 건질 만큼 황급히 몸만 빠져나와 생필품도, 약도 부족합니다.
[조분숙/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아무것도 못 들고나왔지. 이것만 들고나왔지. 이거 약 가방만."
[김영호/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이불도 없었고. 왜 안 추웠어요. 많이 떨었어요. 여기 어른들 다."
[이순희/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나는 당뇨에다 혈압에다 고지혈증까지 있는데 약이 다 타버려가지고…"
그리고, 평생 일궈온 것들이 바로 눈 앞에서 사라지는 걸 목격한 충격은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김말남/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이래서 어떻게 살아나가나, 눈물만 자꾸 나지."
[이옥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눈물밖에 안 나오지. <눈물도 자꾸 나오나?> 눈물도 자꾸 나오니까 안 나오지."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실은 이제 모든 거를 잃었다. 사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러니까 잠을 자면서도 이제 그 끔찍했던 사건들이 계속 떠오르게 되는 거고요. 이러한 트라우마가 1~2년 가지고 치료가 되는 게 아니어서 장기간 이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 '늙고 낡은' 산불 대응
◀ 이휘준 ▶
이번 산불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원인으로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 임명찬 ▶
네, 기후 환경적인 요인이 컸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확인했더니 또 다른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새로운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VCR ▶
의성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의 바디캠에 찍힌 영상입니다.
갑자기 돌풍이 일더니 커다란 재 덩어리가 대원들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오! 조심! 뒤에 바람! 바람! 바람!"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이번 산불을 급속도로 번지게 만든 건 최대 초속 27m로 불어닥친 바람이었습니다.
[최광균/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뭐 하여튼 그날 바람이 돌풍이 엄청 불었어요. 이거는 나도 살다가 처음 보는 불이야. 완전히 미쳐서 불씨가 날아다니고…"
여기에 올해 3월은 평소보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엿새 동안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7.1도 높았고, 상대습도는 평년보다 7%포인트 낮았습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렇게 되면 산에는 거의 마른 장작입니다. 낙엽층이 한 30cm 정도 됩니다. 조그만 불씨에도 발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엄청난 속도로 빨라질 수밖에 없고 대형화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다음에는 더 강도가 세질 거라는 거죠."
-----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영남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73만 헥타르의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그런데 송진 속에는 테르펜 같은 휘발성 물질이 함유돼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솔잎 자체가 거의 쉽게 말씀드리면 '휘발유다'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불이 몇백 미터를 날아간다거나 불이 삽시간에 주변 숲을 다 집어삼킨다거나 이런 어떤 피해를 가져오고. 산에서는 가장 강력한 '인화성 물질이 솔잎과 송진이다', 이렇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강한 바람, 기후 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 불이 잘 번지는 특징을 가진 숲.
그러나 피해를 키운 건 이런 외부 요인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사망자가 속출한 영덕으로 불이 번진 때는 25일 오후.
하루 전부터 불이 동해안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습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3월 24일 방송, MBC 뉴스데스크)] "바람이 초속 5m 이상 동반되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불은 마지못해 왔다고 하면, 오늘부터 목요일까지는 적극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청송, 그리고 영덕, 울진 사이 거기까지도 확산될 우려가 높다…"
그런데 산불이 넘어온 시각은 오후 5시 54분 경이었는데, 대피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는 6시 21분에 발송됐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가까운 인접 시군은 비상 태세 그리고 이미 화요일 오전에도 건조 특보에 강풍 경보가 있었는데 왜 좀 더 신속하게 연기가 날아오고 불티가 있었을 때 바로 대피 명령과 선제적인 조치를 못 했는가?"
-----
지난 2005년 산림청이 도입한 산불확산예측시스템.
gps로 산불 발생 지점을 확인하고, 바람 방향과 속도·습도 같은 기상 정보를 대입하면, 산불의 확산 경로와 범위를 예측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제 역할을 못 했습니다.
영남 산불이 과거의 데이터를 뛰어넘는 대형 산불이었던 데다, 강풍으로 불길의 최전선을 촬영하는 헬기가 제때 뜨지 못했고, 통신중계기마저 불에 타며 촬영 영상 전송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제가 봤을 때 이번 사태는 산림청이 상당 부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왜냐, 산림청이 그동안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이라는 걸 가동했거든요. 그러면 그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가동한 이유가 뭘까요? 선제적 대응 조건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그 발령을 하나도 못 했어요."
-----
산불에 대응하는 인력과 장비도 노후화돼 있었습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아 네, '그루터기에 타고 있다'? 네, '용금리 산76'"
산불 신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영덕산불예방진화대.
다행히 오인 신고로 판명됐습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헬기로 물 작업 다 하고 남은 그루터기에 나는 거 신고해서 난리가 나가지고 <아이고 다행이네요.> 천번 만번 다행이다."
이처럼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불예방진화대는 산불이 발생하자마자 현장에 투입되는 초기 대응을 결정짓는 인력입니다.
그런데 대원들 차림이 이상합니다.
손에는 방염장갑이 아닌 빨간 목장갑을 꼈습니다.
[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이게 장갑이에요? 선생님?> 예, 앞전에 겨울에 주던 거 하다가 한번 다 떨어졌고 초창기에는 조금 이제 이거보다 이제 단가도 있고 안에 털도 있고 이랬는데 그거 여러 번 쓰고 줄 당기고 그러면 금방 떨어져."
산불관리통합규정에는 진화대원에게 방화용 안전장갑과 안전화·방화복·방염텐트 등을 최대한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실제 지급된 장비는 갈퀴와 등짐펌프·방화복이 전부입니다.
더구나 전국 9천6백 명 산불예방진화대원들의 평균 연령은 62세.
40대 이하는 10%에 불과하고, 대부분 60대 이상입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젊은 분들은 왜 여기를 지원 안 하는 거예요?> 아니 미래가 없잖아요. 30대가 여기 들어와갖고 앞으로 30년을 더 일을 해야 되는데 미래가 없잖아. 처우도 없고 복지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 남들 다 보는 영화 한 편 제대로 밤에 못 보러 간다니까. 왜 여기 들어오면은 7개월간 24시간 대기인데 24시간 동안 이 전화기에 목숨 걸어야 돼요. 누가 알아주냐 이거죠."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인 데다, 산불이 잦은 11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7개월 동안만 일하는 기간제입니다.
[김후홍/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정식 직원은 아니더라도 그 밑에 단계 무기직 정도는 만들어줘야 일하는데 그래도 자부심이 있고 희망이 생기지. 밥은 먹고 살아야 될 거 아니야. 그렇지 그래야 젊은 사람들도 그거 보고 직업을 보고 또 젊은 사람도 들어오고 하지."
-----
산불 진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6일, 의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한 대가 추락했습니다.
[헬기 추락 사고 목격자 (3월 26일)] "바로 이렇게 가야 되는데 저는 이제 실제로 날아오는 거는 못 봤고, 이상하게 소리가 나서 고개를 딱 젖혔을 때 벌써 사선으로,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그 상태를 본 거죠."
강원도 소속인 박현우 기장은 의성 산불이 심각하다는 소식에 지원을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40년 경력의 73살 베테랑 기장이 이 사고로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장광자/고 박현우 기장 아내] "'늦게까지 산불을 끄느라 식사를 못 해서 늦게 식당 가서 지금 식사하는 중이다', '우리 남편 너무 수고가 많은데 어떻게 해' 그랬더니 '아니야' 네, 저 걱정할까 봐요. '아니야. 그래, 그래 여보. 어, 당신 식사했지? 어서 쉬어' 이러면서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하고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어요. 그게 마지막 통화가."
국토부의 노후항공기 특별관리 기준은 20년.
박 기장이 몰던 헬기는 1995년 생산돼 30년 가까이 운항한 노후 기종이었습니다.
현재 지자체 산불 헬기의 평균 기령은 37년에 달합니다.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50대 중에서도 33대는 기령이 20년을 초과했고, 30년 이상 된 헬기도 12대에 달합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 (산불 대응) 예산 비용이 현재의 손실보다 얼마 몇 퍼센트 되겠습니까? 극히 미미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현재 이 산불에서는 복구 엄청날 것 같습니다. 복구 비용이. 조금만이라도 (예산 확충)하면 이 복구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 100년 걸린다는데‥
◀ 이휘준 ▶
일단 이번 산불 피해를 입은 곳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복구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이지수 ▶
네, 그래서 복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과거 산불 피해를 입었던 곳을 다녀왔습니다.
처참하게 파괴됐던 숲과 생태계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시겠습니다.
◀ VCR ▶
이번 산불이 발생하기 전, 경북 지역 최악의 산불이었던 지난 2022년 3월 울진 산불.
울진에서 시작된 불은 도 경계를 넘어 강원도 삼척까지 번졌습니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2만 헥타르의 산림이 훼손됐고, 주민 6천7백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전신수/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2022년 3월 6일, MBC 뉴스데스크)] "모든 그 족보나 이런 것들이, 옛날 것들이 다 이게 지금 불타버렸어요."
3년이 흐른 지금, 산불이 휩쓸고 간 울진군의 한 마을을 찾아가 봤습니다.
뒷산은 여전히 벌거숭이로 남아있습니다.
[박춘자/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우리 산이 다 탔어요. <뒤에 산이요?> 네, 저 너머 있는 데. 저 산 너머 있는 데요. 산이 참 많았는데, 다 탔어요."
울진군의 피해 면적은 1만 4천 헥타르.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지역의 49%는 나무를 심고,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무를 심기로 한 곳의 1/4만 어린나무가 실제로 심어졌습니다.
이 속도라면 산림이 복원되기까지 최소 반세기가 걸릴 전망입니다.
[경북 울진군청 산림보호과 관계자] "다시 소나무림으로 복원하려면 50년 정도 걸린다고 표현하시는 게 가장 괜찮을 것 같네요. 울창한 숲이나 이런 개념으로 봤을 때 100년이고."
숲이 겉모습을 되찾았다고 해서 생태계까지 복원되는 것도 아닙니다.
1996년과 2000년 잇따라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고성.
소나무 주변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이 이곳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었는데
여전히 송이버섯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땅속 미생물이나 유기물 회복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강호상/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눈에 보이는 경관상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30년, 40년이면 복구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고성 산불 96년도에 소나무를 심었는데도 아직 송이가 지금 하나도 안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도 숲만큼 피폐해졌습니다.
3년 전 집을 잃은 김 모 씨는 여전히 8평 남짓한 조립식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아이고, 좁아갖고 지금. 뭐 그릇도 놓을 데가 없어서 저기 다 꺼내놓고 사용하는데. <밖에다가요?> 전부 전기를 써요. 난방기고, 온수기고 전부 전기로 다 돼 있어요. 한 30 몇만 원씩 막 나와버려요."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은 1천6백만 원.
다시 집을 지을 여력이 안 돼 군청에서 임시로 머무르라고 지어줬던 조립식 주택을 울며 겨자 먹기로 샀습니다.
여전히 악몽을 꿉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신경을 쓰니까 치아부터 다 작살나고, 온 건강이 다 무너지는 거야. 병원에 다니기 더 바쁜데. 병원에다가 돈 다 갖다 처박아버리고 뭐 집을 어떻게 지어요? 이 트라우마가 한두 달 만에 이게 없어지는 게 아니더라고. 지금도 자다 보면 그 불난 화마 생각이 나는데. 시커먼 거, 시커먼 거."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벗어나기가 사실은 쉽지 않은 거죠.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에. 계속 이분들의 어떤 심리적, 정신적인 그런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영남 산불 이재민도 김 씨와 비슷한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옥려·김형원/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컨테이너를 10평짜리를 준다고 그러대, 2년 동안. <주는 게 아니고.> 2년 동안 빌려주는 거. <학교면 학교, 동네 어떤 지역에다가 설치를 해 놓고, '거기에서 살아라' 그러는데, 그게 자기 집 있는 데 갖다주면 좋은데.>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은 그거 또 그때 돼서, 2년 있다가 뭐 어떻게 해, 돈을 준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나이 90(살) 다 돼 가는데."
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영남 산불.
아직 집계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피해액은 1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고기동/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 (4월 5일)] "재산 피해는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여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급한 건 마을 복구에 쓸 예산입니다.
지난 2월부터 민주당은 최대 35조 원의 추경 예산을 제안하고, 한국은행도 15조 원에서 20조 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산불이 난 뒤 정부가 제시한 건 재난·재해 대응 예산을 포함한 10조 원 대 추경이었습니다.
더구나 아직 구체적인 예산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4월 7일)] "그런데 소식이 없어요. 대체 뭐하고 있습니까?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는 거겠죠. 모르는 거겠죠. 그냥 숫자만 쳐다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죠."
민주당은 추경 증액 심사를 공언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을 끼워 넣으려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산불피해대책마련 당정협의회, 4월 3일)] "지금 중요한 건 방향과 속도입니다. 피해 지원이 제때 꼭 필요한 곳에 빠짐없이 전달돼야 합니다. 이번 추경에 정략적 계산이 티끌만큼이라도 개입돼선 안 됩니다."
이런 가운데 산불 피해를 입은 일부 주민들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돌출행동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위협을 가한 이재민에 대해 민주당이 아픔에 공감하며 경찰에도 선처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9일)] "원래 공직자는 흉도 보고 그러는 거예요. 저도 요새 다니면서 욕 많이 먹고 있습니다."
SNS에는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를 취소하겠다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한쪽에선 간첩이 산불을 지른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전한길/한국사 강사 (JTBC 뉴스룸 3월 28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 "우리나라에 간첩이 없다고 말할 수 없죠. 또 불 지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을 것 아닙니까. 집이나 건물에 불타는 것과 달리 산이라서 워낙 넓은 지역에서 알 수 없는 곳에서 발화, 방화 되거나 또는 불이 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생각 할 수 있잖아요. 이거 뭐냐 혹시나 간첩도 있잖아요."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참 우리 사회가 많이 병들어 있다. 그것도 정치, 갈등, 균열이라고 하는 그 병이 너무너무 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이 사람들의 또 다른 하나의 피해의식이 만들어질 수가 있고, 나라에 대한 큰 실망, 배신감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집과 재산이 다 타버렸는데, 이제 이재민들의 속까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우선은 몸만 피해 나가서 옷도 입은 것 말고 한 개도 없어요. 다 타버리고. <이 옷 그대로 그냥.> 이 옷 그대로지 뭐. 한 개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강태복 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시간이 가니까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 진짜…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 진짜…"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705994_28993.html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