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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뭐라고 있었다. 일하기로 섭과는 깔끔해 현정은포트시티 콜롬보 조감도. /콜롬보포트시티경제위원회(CPCEC)인도 남쪽, 인구 2200만 명의 작은 섬. 국토 모든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스리랑카는 인도양의 진주로 불린다. 한국에선 주로 여행객에게 천혜의 자연환경과 실론티로 유명한 스리랑카가 남아시아의 산업 허브로 거듭나려 시동을 걸고 있다. 2024년 12월, 드넓은 매립지 위로 건축 공사가 한창인 스리랑카 콜롬보를 찾았다.덥고 습한 바람이 불던 콜롬보의 갈레 페이스 해변, 쨍쨍한 햇볕 아래 높이 세워진 호텔 건물들이 인도양을 마주 보고 있었다.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오는 길에 마주한 풍경은 얼핏 동남아시아 같기도, 인도 같기도 했지만, 중심가와 가까워질수록 스리 차입금상환 랑카만의 색채가 돋보였다. 오랫동안 식민 통치를 받아 유럽 건축양식을 띤 낡은 건물과 영어, 싱할라어, 타밀어가 함께 표기된 간판, 높이 자란 야자수, 곳곳에서 빛을 내며 솟아 있는 빌딩들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냈다.5성급 호텔이 줄지어 선 콜롬보의 해변은 디젤 버스와 툭툭(3륜 오토바이)이 뿜어내는 매연이 짙었다. 거리는 후끈한 공기에 매캐한 냄새가 뒤섞여 수원 임대아파트 다소 거친 느낌을 풍겼지만, 작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돈된 길이 그 인상을 상쇄시켰다. 광활하게 펼쳐진 바닷가 한쪽엔 멀리 크레인이 줄 세워진 대형 부지가 눈에 띄었다. 잘 닦인 콘크리트 도로가 구획을 가르고 있었고, 낮은 건물 몇 개가 듬성듬성 서 있다. 아직은 황량해 보이는 이곳엔 공사 자재를 실은 여러 대의 트럭과 굴삭기가 바삐 오갔고, 해 주택종합청약저축 1순위 안엔 컨테이너가 쌓여 있었다. 스리랑카 정부가 해외 개발사와 조성 중인 경제특구, ‘포트시티 콜롬보(Port City Colombo)’다.
1 2024년 12월 콜롬보 갈레 페이스 해변 인근 거리. 2 고층에서 내려다 본 포트시티 콜롬보 공사 현장. 3 은행가계대출금리 공사가 진행 중인 포트시티 콜롬보. 완공일은 확정되지 않았다./이은영 기자
“사업 비용 싱가포르의 20%” 스리랑카, 해외 기업에 세금·고용·금융 혜택 푼다포트시티 콜롬보는 콜롬보 항구 일대에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경제특구로, 스리랑카 정부와 민간 개발사 중국항만건설회사(CHE 자동차 할부 계산 C)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CHEC가 150억달러(약 22조1055억원)를 투자한 이 프로젝트는 스리랑카 역대 최대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민관 협력체인 콜롬보포트시티경제위원회(CPCEC)가 관리하고 있다. 완공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2019년 1월 6.4㎢(약 196만6000평) 규모의 바다를 매립해 땅을 만들었고 그 위에 상업 지구와 금융 지구를 중심으로 주거 단지, 학교와 여가 시설을 갖춘 경제특구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남아시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공항과 포트시티 콜롬보를 30분 만에 잇는 고속도로를 닦고 있으며, 도시 내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경전철도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구축하고 있다.스리랑카 정부는 2021년 포트시티 콜롬보 운영을 위한 법도 별도로 만들었다. 해외 투자자가 기업 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가장 큰 혜택은 중앙은행 허가 없이도 세계 모든 통화 입·반출이 가능해 환율 리스크 없이 사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부동산 기업이 포트시티 콜롬보에 진출해 토지 개발 사업을 하고 싶다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걱정할 필요 없이 원화로 투자한 뒤, 원한다면 투자 수익을 달러로 받고 투자금을 회수해 나갈 땐 다시 원화로 바꿔 가져갈 수 있다. 해외 투자자나 외국인 인력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포트시티 콜롬보 내 회사는 외국인 주주가 100% 지분을 가질 수도 있고, 외국인 고용에도 제한이 없다. 소득세도 없다. 포트시티 콜롬보 내엔 전용 국제분쟁해결센터가 있어, 도시 내 분쟁을 본토 법원으로 가져갈 필요 없이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이런 혜택이 향후 축소된다고 해도 기존 계약자에게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사업자는 포트시티 콜롬보 입주 계약 당시의 법이 계속 적용된다. 추가되는 혜택은 기존 계약자도 누릴 수 있다. CHEC의 툴시 알루위하레(Thulci Aluwihare) 매니징 디렉터는 “이런 혜택 덕분에 포트시티 콜롬보에서는 사업 비용이 싱가포르와 두바이에서 사업할 때의 20%, 25% 정도밖에 들지 않을 것”이라며 “또 스리랑카는 남아시아의 유일한 중립국이기 때문에 인도, 파키스탄 등과 무역하는 기업에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CPCEC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인도와 파키스탄 모두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세계 유일한 국가다. 스리랑카와 인접한 믈라카해협은 전 세계 해상 운송의 약 60%를 처리하며, 인근의 호르무즈해협은 원유 운송의 요충지다. 스리랑카 정부에 따르면, 콜롬보 항구는 남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다. 알루위하레 디렉터는 “한국이 1997년 외환 위기를 딛고 수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스리랑카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치 격변 후 혁신 나선 스리랑카, 경제 회복 포문 열까스리랑카는 2022년 국가 부도를 겪었다. 국가 부채 상환 리스크가 쌓여있던 상황에서 2019년 4월 이슬람국가(IS) 관련 단체의 부활절 테러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감염병 대유행)이 발발하며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관광업이 주저 앉았다.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경제난을 심화했다.스리랑카 경제에 영향을 준 건 외부 환경뿐만이 아니다.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정부패 문제가 뿌리 깊었다. 부정부패라는 고질병 위에 경제 위기가 겹치자,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졌고, 정부는 간헐적 통행금지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고차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은 국가 부도를 선포하고 임기 도중 사임했다. 이후 스리랑카는 2023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7번째 구제금융을 승인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9월 아누라 디사나야케 신임 대통령이 선출됐다. 그는 스리랑카 역사상 첫 좌파 성향 대통령으로, 전 정권에서 세 석밖에 얻지 못했던 지금의 여당은 총선에서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얻어냈다. 스리랑카 신(新)정부의 슬로건은 부정부패 척결과 디지털 경제 구축이다. 스리랑카를 투명하고 효율적인 나라로 탈바꿈해 기업 활동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포트시티 콜롬보에 본토와 다른 법을 만들어 기업에 혜택을 주겠다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다. 정치 격동을 거쳐 경제 회복을 꿈꾸고 있는 스리랑카, 포트시티 콜롬보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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