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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허락 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화장실을 쓰더라고요. 화장실을 잠가 두니까 시위하러 온 할아버지가 발로 문짝을 차기도 했어요. 우리가 뭘 잘못하기라도 했나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시위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열리는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서울경찰청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 이후 일부 시위대가 헌재로 향하자 제2의 난동 사태를 우려해 헌재 외곽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 21일 윤 대통령의 탄핵 변론기일 첫 출석일에도 인근서 윤 대통령 탄핵 장애인채무조정 찬성·반대 집회가 이어졌고 이날 동원된 기동대는 64개 부대, 4000명에 달한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주 2회 헌재에서 열릴 변론기일에 모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헌재 주변 상가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헌재 인근 상가 점주 "집회 때문에 수십 년째 정신적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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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2번출구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모습. /영상=이민형 기자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는 전날 윤 대통령의 변론기일 참석으로 동원된 경찰버스 차벽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장애인 단 무직자저금리대출 체도 헌법재판소 앞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를 이어가며 경찰 인력이 곳곳에 배치됐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시위가 있을 때부터 이곳에서 영업하던 상가들은 긴장하면서 유사 건물 피해나 유혈사태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40년 넘게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2번 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박 전 직장인 재테크 대통령 탄핵 시위 때는 아예 셔터를 내렸었다"며 "가족들이 '또 그런 조짐이 보이면 바로 문 닫고 집에 오라'고 우려하더라"고 말했다.
시위대 눈치가 보여 음악도 못 틀고 영업하는 A씨는 "우리는 분풀이 대상이 아니다. 소신 있게 시위하는 것은 좋은데 왜 영업하는 데 피해를 주나. 이런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채권담보재판소 인근에 매장을 연 것을 후회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헌법재판소와 도보 2분 거리 같은 라인에 위치한 횟집 사장 백승훈 씨는 "박 전 대통령 때도 그렇고 집회로 사람 많아지면 우리 가게앞부터 막는다"면서 "그때 경찰이 집회자들을 해산시키니까 다들 울면서 여기로 도망쳐 왔다. 가게 손님은 한 명도 없었는데 집회하는 사람들이 그냥 와서 울다가 갔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이어온 매장 점주들은 공통적으로 집회 일정이 있는 날 불안감과 우울감이 특히 심하다고 호소했다. 1970년부터 영업을 이어온 안경원 점주 강승민 씨는 "시위가 예정된 날은 출근하면서부터 울적하다"고 토로했다.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까지 매출 타격
이들은 장기간에 걸친 시위로 정신적 피해는 물론, 심각한 경제적 피해도 봤다.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집회 일정이 있을 때마다 이곳 가게들은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까지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시위대가 매장에 버리고 가는 각종 시위 물품들로 쓰레기 처리 비용, 화장실 이용으로 인한 위생용품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국역 1번출구 인근 카페 점장 오정인 씨는 "매장에서 주문을 안 하는 것은 둘째치고,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화장실을 계속 쓰니까 청결 문제로 컴플레인이 들어올까 봐 직원이 계속 화장실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휴지도 우리 지출인데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용이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피켓 같은 물품들도 전부 매장 화장실에 버리고 간다. 쓰레기 처리 비용이 2배가 되니 매출이 좀 늘었다고 해도 상쇄되는 부분이 크다. 오히려 피해"라고 전했다.
헌법재판소 맞은편 도넛 가게 직원 B씨도 "시민들이 통행을 못 하니까 매출이 평소 대비 30% 정도에 불과하다. 시위하는 분들이 화장실만 쓰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약제인 매장의 경우 예약 취소 문의가 속출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식당 점주 C씨는 "어제 윤 대통령이 재판소로 왔을 때 사람이 많고 시위도 해서 가기 좀 그렇다며 취소 전화가 속출했다. 평소 대비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길목 차단, 경찰 버스 차벽으로 시민 접근 통제
22일 헌법재판소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시위 모습. /사진=이민형 기자
경찰이 시민의 접근을 차단하고 경찰 버스로 차벽을 형성하면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헌재에서 우측으로 내려오다 길목이 90도로 꺾이는 코너에 위치한 매장의 경우 경찰 인력이 양쪽에서 시민 통행을 차단하면서 '외딴섬'처럼 손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코너에 위치한 쿠키 매장 직원 A씨는 전날 2시 30분께 "오늘 종일 손님이 1명 왔다"고 호소했다. 매장에는 팔리지 않은 쿠키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날 오전 9시께 '헌법재판소.안국역 정류장'에서 만난 02번 마을버스 기사는 "평소 한 바퀴 도는 데 30분도 안 걸리는데 어제는 1시간 10분 걸렸다"면서 "낌새가 이상하면 차벽을 더 딱 붙여서 아예 버스가 못 지나가게끔 막는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종로에 있던 승객들은 차가 오래 안 오니까 걸어서 버스 서는 곳으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지하철을 탄다"고 덧붙였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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