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시기는 러軍에 달려 있어…"북부서 입은 피해로 진열 다듬는 중"우크라 외무 "돈바스 전투 위해 더 많은 무기 필요해"우크라이나군이 2일(현지시간)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탱크 위에 올라 타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돈바스 지역에 증원군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 관리들은 양국 군대가 돈바스에서 벌일 전투와 관련해 제2차 세계대전처럼 대규모 전투 양상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도시 이지움의 북쪽을 공략하기 위해 키이우 주변에서 철수한 병력과 새로 우크라이나 지역에 투입된 포병 부대의 진열을 다듬고 있다.돈바스 지역 서쪽에 위치한 이지움은 하르키우주의 소도시다. 이곳은 돈바스 지역 내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진 슬라뱐스크로 가는 길목이라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격렬한 전투가 예상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마침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으로부터 되찾은 북부 지역에서 최근 이곳 이지움 인근을 향해 부대를 이동시키면서 돈바스에서의 대규모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이 돈바스주 루간스크에서 러시아 군을 향해 다연잘 로켓의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돈바스에서의 대규모 전투 시작 시기, 러에 달려 있어"서방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돈바스 인근에서 매일 교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양국 군대가 대규모 군사 작전을 펼칠 시기는 러시아군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러시아군이 즉시 가용 병력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 작전을 펼칠 수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북부에서의 패배를 추스르고 피해를 입은 부대를 재건하기 위해 몇 주 동안 기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실제 미 국방부는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의 전투 피해로 발생한 병력 부족 현상을 메꾸기 위해) 예비군 6만명을 투입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단순히 돈바스 지역에서의 전투를 끝으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전투에서 우크라이나의 최정예 부대를 격퇴시킨 다음 키이우를 포함해 나머지 도시들을 다시 점령하기 위해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후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목표가 바뀌었다는 징후가 없다"며 "푸틴은 여전히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기 위해 우선 중요 요충지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병력 재편성과 재배치를 보고 있다"며 "돈바스에서 큰 전투가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 전쟁이 몇 주 안에 끝날 수도 있지만 몇 달이나 몇 년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런 가능성을 감안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우크라이나 돈바스주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병사들이 장갑차를 타고 순찰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돈바스 주변서 전초전 시작...러, 우크라이나 보급 요충지 타격 미국전쟁연구소(ISW)가 이날 발표한 러시아군 공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지움과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를 축을 따라 군사 작전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이들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점령하기 위해 최근 24시간 동안 루비즈네, 포파스나, 세제로도네츠크에 공세를 펼쳤지만 영토 획득에 실패했다.러시아군은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가르는 드니프르강 인근 도시인 드니프르에도 공세를 퍼붓고 있다. 러시아는 드니프르를 중심으로 크림반도를 잇는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점령하기 위해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실제 지난 9일부터 연일 드니프르 인근에서 군사 작전을 실행했다고 밝혔다.이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돈바스 지역 군사 작전을 최대한 방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돈바스 근처에서의 군사 작전을 위한 보급 요충지로 알려진 드니프로의 공항과 파블로흐라드의 공업시설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지난 8일 민간인 50여명이 폭격에 살해된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도 교통거점으로서 우크라이나의 동부 전략지였다. 퇴각을 하면서도 우크라이나군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우크라이나 돈바스주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병사들이 장갑차를 타고 순찰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 외무 "돈바스 전투, 제2차 세계대전 떠올리게 할 것..우크라에 더 많은 무기 즉시 보내달라"한편 지형을 고려하면 돈바스에서의 전투 양상은 탱크, 전차, 전투기 등이 정면으로 맞붙는 재래식 교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우선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에 맞서 서방국이 어느 정도까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서부나 북부와 달리 러시아 국경에서 가까우므로 러시아군의 보급 문제도 이전과 다른 양상을 띌 수 있다.이에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게릴라전을 폈던 북부 전선과 달리 돈바스 지역엔 대포, 탱크, 방공포대 등 중무기가 필요하다며 서방에 지원을 촉구했다.이와 관련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7일 브뤼셀에서 열린 동맹국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공격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제2차 세계대전을 상기시킬 것"이라며 "서방의 동맹국들은 더 많은 무기를 우리나라에 보내고 러시아에게는 엄청난 제재를 더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나토 회원국들이 방공 시스템뿐만 아니라 장갑차나 제트기도 함께 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그는 "우크라이나가 전투에 필요한 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시간이다. 지금 당장 우리를 돕는 것이 아니라면 많은 사람이 죽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돈바스 전투는 대규모 작전, 수천대의 탱크·장갑차·비행기 등을 동원한 제2차 세계대전을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미) 광범위한 무기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지만 사이버 보안 지원 및 장비도 추가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News1 윤주희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