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법인세 최고세율 22→25% 인상 제자리로?상속세는 '공제 확대 + 유산취득세 전환' 가능성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6.2/뉴스1(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 6개 경제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법인세와 가업상속·기업승계 등에 관한 세제를 손질하겠다고 밝혔다.추 부총리는 취임 전후로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상속세제 개편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개편의 핵심은 법인세제의 경우 세율 인하 폭으로 평가되며, 상속세제는 당장에 직접적인 세율 인하보다는 공제 확대 등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추 부총리는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펴면서 "앞으로 정부는 법인세 및 가업상속·기업승계 관련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기업 주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경제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실상 법인세·상속세 등 세 부담 완화를 약속한 셈이다.이 중 법인세의 경우 문재인 정부 시절 올라간 최고세율을 윤석열 정부가 원래 자리로 되돌릴지 관심이 쏠린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그간 재계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이다.우리나라는 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바 있다. 이에 재계는 법인세 부담이 국제적 기준에 비해 과도하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추 부총리도 지난달 인사청문 과정에서 법인세 인하 의지를 내비쳤다. 우리나라 현 법인세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나 주요 경쟁국에 비해 최고세율이 높고 과세 구간도 복잡해 조세제도 상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OECD에 따르면 지난해 회원국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은 21.5%, 주요 7개국(G7)은 20.9%다. 우리나라 최고세율에 비하면 3.5~4%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새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출 경우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25%였던 세율을 22%로 내린 이후 13년 만에 다시 인하하는 셈이다. 세율 인하만 아니라 과세표준 구간도 현행 4단계에서 단순화할 가능성이 높다.



© 뉴스1상속세의 경우에는 국민들이 민감하게 느끼는 사안임을 고려해 직접적인 세율 인상보다는 공제 확대 등 우회적인 부담 완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추 부총리는 후보자 시절 국회에 제출한 인사 청문 서면 답변을 통해 "높은 세 부담과 세대 간 자본 이전을 통한 소비 여력 확충 필요성, 그간의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상속세 인적공제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다만 "상속·증여세율 조정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과세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현행 상속 공제에는 기초공제 2억원과 함께 성인 자녀 1인당 5000만원 등의 인적공제가 존재한다. 상속인은 기초공제에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과 일괄공제(5억원) 중에서 더 큰 금액을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배우자 상속공제(5억원)까지 포함하면 상속받은 재산이 10억원 아래인 경우에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또한 중소·중견 기업이 가업을 상속할 때는 최대 500억원까지 가업상속 공제를, 영농 상속의 경우에는 20억원까지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상속세 제도를 유산 취득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산 취득세는 상속세를 부과하는 OECD 24개국 중 20개국이 적용하는 제도로, 전체 상속 재산이 아닌 상속을 받은 개개인의 유산 취득분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이는 누진세율 적용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추 부총리는 후보자 시절 "현행 상속세 제도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구용역과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통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개편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유산 취득세 전환은 문 정부에서도 검토한 사안이다. 지난해 기재부는 "상속인 각자의 담세력에 맞춰 과세할 수 있고 증여세 체계와 일관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유산 취득세 방식으로의 전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