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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필리십야드 4도크에서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이 건조되는 가운데 뒤편으로 암석설치선(SRIV) ‘아카디아호’가 진수를 앞두고 있다. [한화오션]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델라웨어강 변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 ‘쌍둥이 도크’ 2개 중 길이 330m·폭 45m의 4번 도크에서 해상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암석설치선(SRIV) ‘아카디아호’가 진수되고 있었다.
중소기업기술개발 종합관리시스템
아카디아호 진수는 한미 조선업 협력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두 번째 진수이지만, 앞선 선박과 달리 아카디아호는 한화오션의 노하우를 담은 첫 번째 선박이다. 당초 올해 12월을 목표로 했지만 진수 시점을 5개월 앞당겼다.
미국 연안 해상운송은 미국에서 건조된 미국 선박에 의해 운항돼 우체국예금 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연안무역법, 일명 ‘존스법’이 있다. 이 때문에 한화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된 아카디아호는 제한 없이 미국 내에서 운송할 수 있다. 이종무 한화필리조선소 소장은 “저 배를 가지고 있는 자가 미국 풍력사업의 승자가 된다”고 말했다.
필리조선소는 1997년 미국 민관 합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 해군조선소 용지에 설립 원금균등분활상환 됐다. 이곳은 2003년 이후 선박 32척을 인도하며 미국 내 상업용 선박 건조 물량의 50%를 담당해왔다. 그러나 2019년에 건조 활동이 일시 중단되는 등 경영난을 겪자 한화가 미국 상선·군함 건조 시장 진출을 목표로 1억달러(약 1400억원)에 인수했다. 지분율은 한화오션 40%, 한화시스템 60%다. 한화오션은 한화필리조선소를 전략 거점으로 삼아 북 무직자개인대출 미 지역 특수선 시장 개척, 미국 신규 선박 수요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는 연간 선박 건조량을 5년 내 10배로 확대할 계획으로 당초 10년에 걸쳐 설정한 목표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의지다. 1~1.5척 수준인 현재의 연간 선박 건조량이 2030년 최대 시세조회 10척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선박법이 발의되는 등 쇠락한 조선·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한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법안은 미국 정부가 앞으로 10년간 약 250척의 전략상선단(군사·국가비상시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선박단)을 구축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다. 이에 따르면 향후 10여 년간 해군 군함을 포함해 200척 이상의 추가 선박 수요가 예상된다.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화필리조선소는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골리앗 크레인 하부 지역에 ‘헤비존’을 건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이곳을 선탑재(PE)를 위한 공간으로 쓰기 위해 600만달러를 투자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에서 파견된 인력 50여 명은 한화필리조선소의 현장 개선과 생산능력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한화오션의 용접 로봇, 자동화 설비 등 스마트 야드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또 용접, 선체 조립, 의장, 기계 조작 등을 교육하는 36개월 과정의 견습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인력 확보에 나섰다. 현재 170명이 넘는 현지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경영지원실장)은 “한화오션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한화필리조선소에 전수함으로써 한미 조선 동맹에 기여하고 북미 조선·방산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15%는 미국산 LNG 운반선으로 운송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에서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한화필리조선소가 유일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군 해사청(MARAD)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배는 군함은 아니지만, 해군과의 접점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내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선체 블록 제작이나 부품·기자재 공급, 기술 협력 등에 따른 매출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거제사업장에서 제작된 선체 블록을 한화필리조선소에 인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