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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안병석 - 4성 장군 출신이 보는 '동맹 리스크'





장세정 논설위원



6·3 조기 대선 기간에 미국 쪽에서 대한민국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하는 메시지가 수시로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2만 8500명) 감축설,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미군의 역할 확대 가능성, 방위비 대폭 증액 등은 오는 4일 출범하는 한국의 새 정부에 엄청난 부담이 될 문제들이다.
그런데도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 후보들의 상황 인식은 너무 안이하고 이연제약 주식
한가해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묻는 외신 질문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할 때 답하겠다"며 농담하듯 대꾸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급변하는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전략을 따라가지 못한 듯 기존의 동맹관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풍긴다.




IT주

한·미 동맹 전문가인 안병석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전략적 유연성을 내세워 주한미군 재배치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으니 새 정부는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민규 기자



'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치중하주식현황
고 있는 대선 정국이 끝나는 지금, 더 중요한 '죽고 사는' 외교·안보 문제 핵심 현안을 점검하기 위해 안병석(57) 평택대 부설 평택한미동맹안보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육사 45기로 군문에 들어가 9사단장·1군단장·육군참모차장 등을 거쳤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역임한 예비역 육군 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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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파라다이스게임
미, 주한미군 감축·재배치 가능성
한국군에 북한 도발 대응 맡기고 주한미군은 대만사태 개입할 듯
전시작전권 전환 논의 다시 제기 정치 아닌 군사차원서 판단해야 정파 초월한 국가안보 전략 절실 」
한·미 동맹을 '거래 칩'으로 쓸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어떻게 보고 있나. "트럼해외채권
프는 전통적인 안보 동맹을 '가치 공동체'가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한 '거래 수단'으로 인식한다. 동맹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중국과의 빅딜 과정에서 한국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트럼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태 전략 구도에서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도 인식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이런 구조적 필요를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국익 중심의 전략적 실용주의와 동맹 재설계를 통해 미래를 주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거에도 한·미 갈등은 있었지만,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동맹 리스크가 유달리 커지고 있다. "1949년 애치슨 선언, 1969년 닉슨 독트린, 1979년 카터·박정희 불화 등 긴장·갈등 사례가 있었지만, 트럼프처럼 동맹 자체를 거래 대상이자 부담으로 여기고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는 트럼프의 개인적 성향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전략적 선택과 우선순위 재조정이라는 구조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급변하는 국제 질서에서 한·미 동맹은 여전히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이다. 다만, 이제는 ‘동맹이니까 무조건 보호받는다’는 수동적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건을 명확히 하고, 실익 중심의 전략과 능동적 대응 역량을 갖춘 미래지향적 동맹관이 필요하다."



2005년 7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반갑게 악수하는 모습.


2006년 1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가 열렸다.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개괄적으로 처음 합의했다. -트럼프 정부 관리들이 전략적 유연성을 계속 꺼낸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2006년 한·미 합의로 인·태 지역에서 기동 가능성을 전제로 공식화됐으나 한반도 안보 현실을 고려해 그동안 신중히 다뤄져 왔다. 최근 미·중 전략경쟁과 미국의 인·태 전략 재편 와중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 확대는 주한미군의 상시 주둔 실질성을 약화하고, 억제력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구조적 우려를 동반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한국은 한·미동맹에 의한 한반도 방위 충분성과 실질적 확장억제 보장을 전제로 조건을 명확히 설정하고, 국익 중심의 ‘주고받기’ 전략을 선제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 유연성은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는 만큼 체계적 대응 설계가 시급하다." -제이비어 브런슨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은 일본·중국 사이에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했다. "미군의 구조조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미·중 전략 경쟁의 최전선에 위치한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를 부각하고, 주한미군의 존재 필요성과 전략적 유연성 확대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가 '주한미군은 북한 격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말도 했는데, 이는 부수 임무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주한미군의 본질은 여전히 한반도 방위다. 재배치 등 주한미군의 역외 운용은 한·미의 전략적 협의와 조건 정립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수 없다. 한·미 동맹은 공동의 이익과 책임 위에 성립되는 구조다."



김명수 합참의장과 제이비어 브런슨 신임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2월 서울 용산구 합참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을 중국과 일본 사이의 고정된 항공모함으로 표현했다.[뉴시스]


대만사태, 한반도 문제와 얽혀 있어 최근 미국 싱크탱크는 2030년 중국의 대만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반도로 확전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도상훈련(TTX)을 했다. -한반도 확전 시나리오가 눈에 띈다. "이번 TTX는 전쟁이 한반도로 확전되는 시나리오까지 포함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대만해협 유사시 한반도를 작전 무대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연계 가능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연쇄 위험, 미군 전력의 분산 운용 구상 등이 반영된 구조적 판단일 것이다. 대만 사태가 한반도 밖의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주고 있다." -만약 미국이 북한 도발 대응을 한국에 전담시킨다면. "미국의 인·태 전략 재편과 동맹 구조 변화 속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공동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동맹의 역할 분담 조정이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인·태 지역 유사시 주도적 역할은 주일미군이 맡고, 주한미군은 보완적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임무 조정이 아니라 동맹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신중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주한미군의 최우선 임무는 한반도 방위란 사실이다. 대만해협 유사시 주한미군 운용 확대를 논의하려면, 대북 억제력 공백을 메울 실질적 대안이 선행돼야 한다. 한반도 억제력 약화나 김정은의 오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이 미국의 인·태 전략상 하위 수단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전략적 균형과 자율성을 견지하는 원칙적 대응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유럽에 이어 아시아 동맹들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위비 증액 압력 와중에 주한미군 4500명 감축설이 보도됐다. "한·미 양국이 공식 부인했지만, 미국이 인·태 전략의 재편과 글로벌 병력 재구성 기조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나 전력 재배치를 잠재적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한 병력 감축 논의가 아니다. 중국 견제를 위한 전력 재배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렛대 활용, 북·미 협상 카드 등 세 가지 구조적 함의가 있다. 병력 수보다 역할과 배치의 재구성이 핵심이다. 향후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한반도가 뒷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에 대비해 자강력 강화와 한·미동맹 역할 재정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방위비 협상에서 핵심은 ‘줄 것은 주되 받을 것은 받는’ 전략적 실용주의다. 협상을 한·미 동맹 진화의 계기로 살려야 한다. "
일본, 미 의도 읽고 '하나의 전구' 제안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 3월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에게 '하나의 전구(戰區)'를 제안해 파문이 일었다. 별개로 인식됐던 동중국해·남중국해와 한반도를 하나의 전쟁 구역(One Theater)으로 통합하자는 발상이었다. -새 정부는 하나의 전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하나의 전구 제안은 주한미군 4500명 감축설, 주한미군의 역할 분담 논의 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는 인·태 전략 구도에서 미·일 동맹의 군사적 역할을 확대하려는 흐름이자, 한·미·일 안보 협력 구조를 미·일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이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일본의 전략적 이익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동맹이 아니므로 단일 전구 구성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 구상에 따르면 한국의 전략적 입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수직적 편입이 아닌 수평적이고 상호존중의 협력 구조를 견지해야 한다. 감정적 대응이 아닌 전략적 판단과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지난 3월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에 '하나의 전구' 구상을 제안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전작권 전환 조건 엄밀히 따져야 -한국군이 전시 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에서 한국군이 한반도 재래식 방어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전작권 전환 논의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이 논의가 급속히 진전될 수 있지만, 군사적 효율성과 조건 중심의 접근이 필수적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북·중·러 전략적 밀착, 회색지대 위협 등 안보 환경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더욱 엄밀히 점검해야 한다. 특히 한·미 CNI(재래식·핵 통합) 체계의 실전 역량 확보 여부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전환 조건 충족 여부는 정치적 판단이 아닌 군사적 전문성과 신뢰에 기반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북핵 고도화, 북·러 밀착, 미·중 전략경쟁, 동맹 재조정 등 국제질서의 대전환기에 있다. 이럴수록 정파를 초월한 국가안보 전략이 절실하다."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