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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들 여기 아파트에서 손에 둘이 보면 시체엔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부산시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조아서 기자] 약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놓고도 10년 넘게 방치됐던 부산시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이 하수 재이용시설로 거듭난다.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지역 대표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이곳에서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물의 업사이클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위치한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국비 823억원, 시비 425억원, 민간자본 706억원 등 1954억원을 들여 2009년 착공해 2014년 8월에 준공됐다.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물의 규모는 4만5000t이다.
정부 공모로 시작된 국책사 하반기 금융권 업으로, 기존 증류식 해수담수 방식을 대체해 국내 처음 역삼투압 방식의 최첨단 바닷물 정수 시설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당초 기장군 5만 가구에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건립 취지가 무색하게 사업 추진 초기부터 준공하기까지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물 한번 공급해보지 못한 채 방치됐다. 역삼투압 방식으로 정수하는 데 드는 생산단가가 기존 공군 직업군인 수돗물보다 높아 사업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고리원전과 불과 11㎞가량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실적 없이 매년 수억원의 관리비만 축내자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은 새 시정이 출범할 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렇다 할 진척 없이 고육지책 발표와 무산을 반복하며 비판을 동양 산업은행 받아왔다. 서병수 전 시장은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기장군 일부 지역에 공급하는 ‘수돗물 선택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주민 반발에 부딪히면서 시설 가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고, 오거돈 전 시장은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 등과 함께 식수 대신 산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으나 경제성 부족과 낮은 수요로 인해 백지화됐다.
박 서브프라임모기지란 형준 시장 역시 고리원자력본부와 협상을 통해 고리원전의 냉각수, 소화용도 등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비싼 생산단가 탓에 끝내 좌초됐다.
2022년에는 환경부도 나서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로 주변 산업단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남는 시설은 연구개발시설로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 나에게당신은 으나 가장 큰 걸림돌인 생산단가를 낮출 방법이 도출되지 않아 사업 표류는 지속됐다.
당시 용역 결과 공업용수 t당 생산단가는 1400~1700원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일반 공업용수 생산 단가가 420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4배가량 비쌌다. 이에 생산단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료를 내리지 않는 이상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은 없어 보였다.



기장‧일광 하수처리장 하수처리수 재이용 계획도. [부산시 제공]


그러던 중 지난해 부산시가 ‘동부산권 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활용방안을 찾아 나선 끝에 ‘하수처리수의 재이용’이라는 새로운 구상이 도출됐다. 즉 기장(2만7000t)과 일광(1만7000t) 하수처리시설을 거친 물을 방류하지 않고, 여과를 거쳐 동부산 산단 입주기업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것이다.
시는 동부산 산업단지 입주가 완료되는 2030년 개시를 목표로 799억원을 투입해 24㎞의 송수관을 설치하고, 하루 3만6000t의 공업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시는 또 기장해수담수화시설 가운데 9000t 시설(1계열)은 물 산업 연구개발(R&D)와 기술 검증 실증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시설에는 약 385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특히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생산단가는 기존의 절반 정도인 800원으로 현저히 낮췄다. 염분과 유기물질을 많은 바닷물(해수)을 여러 수처리 과정을 거쳐 식수·생활용수 등 순도 높은 담수로 바꾸는 작업에 비해 하수처리수(담수)를 공업용수로 처리하는 데 훨씬 적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하수를 재이용하기 때문에 하수도 요금은 100% 감면되고, 낙동강 원수를 사용하지 않아 물이용부담금이 붙지 않는 점도 단가를 낮추는 데 한몫했다.
그동안 공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아 서부산 산업단지(t당 1140원)보다 배 이상 비싼 t당 2410원의 요금을 내고 생활용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해 온 623개 동부산 산단 입주기업에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시는 동부산 산단 입주기업들이 하루 5800만원, 연간 212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혈세 2000억원 들인 첨단기술 집약시설인 해수담수화시설이 하수처리수 재이용 시설로 전락했다는 비판과 함께 또다시 1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낭비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497억원 규모의 민간투자 방식(BTO)으로 진행해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사업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경제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있다.
시 관계자는 “하수 재이용 사업은 전국 광역시·도와 부·울·경 지역의 첫 사례이지만, 포항, 아산, 여수 등 시·구·군 8곳에서 이미 민간투자 방식(BTO)으로 진행된 만큼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낙동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울경 지역에서 안정적인 물 공급과 취수원 다변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