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9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도착해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AFP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셧다운을 막고자 임시지출 예산안에 합의했고, 30일 오전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AFP미국 정치권의 불협화음에 따른 국가부도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상원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논란이 되는 부분을 떼고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다.29일(현지시간)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이 가장 급한 불인 연방정부의 셧다운을 막고자 단기 정부 자금 지원 법안(임시지출예산안·CR)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우리는 정부 폐쇄를 막기 위해 CR에 대한 지속적인 결의안에 합의했고, 내일(30일) 아침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의된 법안에는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는 '국가부채 한도 상향 조정'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하원이 통과시킨 임시 예산안에는 국가부채 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미국 정부는 10월부터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때문에 30일 목요일까지 정부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 서비스가 중단되는 셧다운이 생길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해지자 양당은 이 문제부터 해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합의된 임시 예산안에는 오는 12월 3일까지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재정착을 위한 63억달러(약 7조5000억원)와 재난구호를 위한 긴급자금 286억달러(약 33조9000억원)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AFP는 전했다. 수정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에 다시 하원을 거쳐야 한다.미국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멕시코 장벽 예산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5일간 셧다운 상황이 이어진 바 있다. 이는 미국 최장기 셧다운으로 의회예산국(CBO)은 당시 사태로 110억달러 규모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AFP는 "이번 합의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일단락됐고, 부채 상한선 조정과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와 사회복지 예산안 처리에도 숨통이 트였다"고 진단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4조7000억달러(인프라 1조2000억달러, 사회복지 3조5000억달러) 예산안 중 인프라안은 양당이 합의했으나, 사회복지 예산안은 공화당이 반대하고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조정 가능성도 불확실하다. 이는 국가 부도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정부의 과도한 지출에 반대하는 공화당은 현재 부채한도 상향에도 반대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부채상한 설정을 유보한 2019년 여야 합의가 지난 7월 말 종료되자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지 못해 남은 현금과 비상 수단으로 재원을 조달해왔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전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오는 연방정부의 비상 수단이 내달 18일 내로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전에 부채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