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대폭풍’뿌리 흔들리는 車산업]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 제언“부품 생태계 지켜야 미래차 가능… 대출·週52시간도 탄력 적용을”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부품사들의 인수·합병을 유도하면서 경쟁력 있게 부품 생태계를 재구성해야 합니다.”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기차 대전환기와 코로나·반도체난이라는 ‘대폭풍’이 동시에 불어닥쳐 부품사들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무질서하게 경쟁력 있는 기업들도 무너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로 가야 하는 큰 방향은 이제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부품 생태계를 지켜야 미래차 전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금은 공급망 붕괴로 산발적인 공장 셧다운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경쟁력 있는 부품사들의 미래차 투자를 지원하고 인수·합병에 세제를 지원해 부품사 대형화를 꾀하는 등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정 회장은 부품사들이 현재 위기에서 버틸 수 있는 금융 지원과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부품업계가 어렵다고 하니, 은행들이 대출을 더 안 해 주고, 있는 대출도 회수하려고 한다”며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대출을 연장해주는 등 비 올 때 우산 뺏지 않는 정책 금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주 52시간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회장은 “요즘 같은 불확실성 시기엔 일감이 없을 땐 공장을 멈췄다가 갑자기 일이 들어오면 생산을 만회해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1년을 통틀어 평균 52시간만 지키면 되도록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전기차 보급에 대한 무리한 목표를 세우고 벌금을 매기는 현재의 제도도 부품사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기존 26.3%에서 40%로 높이면서 2030년 정부의 전기차 누적 보급 목표치도 기존 385만대에서 450만대로 높였다. 목표치에 미달하면 벌금 등 제재가 따른다. 그러나 협회가 조사한 결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2030년 최대 보급할 수 있는 전기차는 300만대 수준이다. 정 회장은 “부품사들이 전기차 산업을 뒷받침하지 못하면 목표치는 구호에 불과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하이브리드차 같은 가교 역할을 하는 차를 지원하면서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