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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다큐로 말하며 마주 말만 마치 바다힘들고 고달팠던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부부가 함께 아름답고 건강한 노후를 즐기고 싶다. 게티이미지뱅크창밖에 제법 큰 진눈깨비와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다. 이런 날에 나 자신의 일상을 조용히 되돌아본다.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물러나고 소소한 일들과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평생학습관과 노인복지관도 종종 이용하고 있다. 항상 부지런함과 근면함으로 앞만 보고 살아서인지 70이 다 된 나이에도 그냥 무료하게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 핸드폰 사용 기능도 배워 가면서 하루하루 보냈던 일들을 일기장이라기보다는 그냥 기록장에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매일매일 기록을 해두고 있다.
40년 이상 사회 밑바닥부터 시작해 쓰레기 수거 리어카도 끌어보고 경비원과 음식점 종업원 등을 하며 각종 서러움을 겪으면서도 이겨냈다. 신문 배달을 하면서도 책을 놓지 않고 주경야독해 40대에 방송 강의를 듣고 방송대를 졸업했다. 이후 50대 중반에 노인복지와 아동복지를 공부해 보고자 늦게나마 주말반으로 평생학습을 끝냈다. 이제는 더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는 직장을 정년퇴직했다. 하루 세끼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삼식이가 되기 싫어 노인 일자리도 찾아 단순한 육체노동을 하면서 자존심도 버린 지 오래다.
가난했던 지난날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굴곡의 70여 인생을 살아오다 보니 그래도 건강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조금 있으니 마음으로 위안이 되고 행복하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는 행복하다”고 스스로 외쳐본다.
하루 중에서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 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고 한다. 농부의 삶을 예로 들면, 고된 하루 농사일을 끝내고 저녁 호롱불 아래 식구들과 도란도란 저녁상을 받는 넉넉함이 첫 번째 여유로움이고, 봄부터 부지런히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려 풍성한 가을걷이로 곳간을 채운 뒤 눈 내리는 긴 겨울을 보내는 충만함이 두 번째 여유로움이며, 아들딸 잘 키워 결혼시키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여유로움 속에서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지내는 노년의 다복함이 세 번째 여유로움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여유로운 마음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많이 배우고 좋은 직장에 입사해 대표이사나 사장까지 오른 친구들, 사업해서 돈 많이 버는 친구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별을 달아 장군까지 진급했거나 고시에 합격해 법관과 변호사가 된 동창들도 많다. 돈이 없어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고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도 짧은 가방끈에 아쉬움이 많아 50·60대에도 포기하지 않고 늦깎이 공부를 해왔던 스스로를 격려해 보고, 위로해 본다.
아~ 학창 시절과 젊은 시절 모질고 힘들어 생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수없이 들었지만, 고난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왔고, 이제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노후를 즐길 수 있는 나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응춘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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