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빠찡꼬 ╃ 파칭코 어플 ╃┃ 57.rpa216.top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선 어차피 챗GPT 사용이 막혀 있죠. 그런데 더 좋은 딥시크(DeepSeek)가 있어서 별로 아쉽진 않아요." 최근 만난 중국계 글로벌 기업의 한 관계자의 말입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엄격한 검열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인공지능(AI) 서비스는 중국의 검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서비스 사용을 제한하고 있죠.



글로벌 AI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의 딥시크. 연합뉴스


또 중국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서도 강한 법규를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는 국내 AI 산업을 육성하고 보호하기 위해 해외 서비스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선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 같은 자국 AI 서비스가 더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딥시크가 현재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죠. 최근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 때문입니다.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화한 AI 모델인 R1을 내놨는데 이른바 가성비 때문에 AI업계가 발칵 뒤집혔거든요. 쉽게 말해 고성능 칩이 없어도 저비용으로 챗GPT에 버금가는 생성형 AI 모델을 내놓은 겁니다.
미국 빅테크들은 AI 시장 선점을 이유로 연일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이런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제기할 만한 일이 생긴 겁니다.   
평소 챗GPT를 주로 활용했지만 현지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딥시크를 경험해보기로 했습니다. 딥시크는 지난해 말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V3를 공개했습니다. 오픈AI의 GPT-4o,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의 라마 3.1 등을 경쟁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니 GPT-4o와 비교도 용이할 듯했습니다.
일단 딥시크에 "너와 챗GPT의 가장 큰 차이는 뭐야? 너의 경쟁력은 뭐야?"라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러자 딥시크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와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중국어 처리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이어 "금융, 헬스케어, 제조업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솔류션이 있다. 기업의 특정 요구에 맞춰 모델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유연성을 더 제공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경제적인 가격 정책을 제공할 수 있어 중소기업이나 예산이 제한된 기업들에 매력적이다"라는 점도 부각시켰습니다.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챗GPT에 비해 중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딥시크. 연합뉴스


"앞으로 AI 산업이 어떻게 발전될 것 같아?"라는 공통 질문도 해봤습니다. 챗GPT는 산업별 맞춤형 AI 확산, 인간과 협업 강화, 생성형 AI의 고도화, 규제의 중요성 증가, 물리적 로봇과 AI 융합 등을 위주로 설명했습니다. 딥시크는 산업별 특화 솔루션, 윤리와 규제, 인간과 협업, 연구 개발 투자, 글로벌 협력과 경쟁, 새로운 응용 분야 등에 초점을 맞춰 답을 줬습니다.
비슷한 내용도 많았지만 챗GPT가 사회적인 도전 과제 그리고 윤리적인 기준 마련에 방점을 찍은 데 비해 글로벌 경쟁 심화, 생활 및 작업 방식의 변경 등에 뭔가 더 중심을 두는 듯 했습니다.
장기간 사용을 해봐야겠지만 단기적인 활용에선 챗GPT와 큰 차이는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실제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의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발견한 것은 딥시크의 성능이 최고이거나 미국의 최고 모델과 거의 동등하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딥시크 AI 모델 개발에 정확히 얼마가 들었는지는 명확하게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월가에선 "딥시크 최근 버전의 경우 훈련 비용이 560만달러(약 80억5000만원)에 불과하다"고 추정하고 있죠. 메타와 비교하자면 10%도 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물론 이같은 추정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단 오픈AI 등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실리콘밸리도 당황하는 눈치입니다. 그간 AI 개발 경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빅테크들은 대응 방안을 찾는데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딥시크 기술 분석을 위한 긴급 부서를 만들고, AI 훈련 비용을 줄이는 방법과 활용 데이터 분석에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중국 내부에선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딥시크의 새로운 AI 모델이 AI 분야의 이정표 혹은 혁신의 상징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딥시크의 AI 모델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개방형 모델이라 성장 가능성이 더 크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이를 토대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어느 순간 중국이 AI 연구개발의 '허브'가 될 것이라는 게 중국의 자신감이죠.
물론 아직 한계도 있습니다. 중국 정치와 연관되거나 외교 이슈에 대해선 정확한 답을 듣기 어렵다는 겁니다. 민감한 정치적 질문은 에둘러 회피하거나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나타났습니다.
실례로 "1989년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어?"라고 묻자 "중국 현대사에서 매우 민감하고 논쟁적인 주제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 사건을 정치적 소요로 규정하고 더 이상의 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현재 국가의 안정과 경제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왜 곰돌이 푸라고 불려?"라는 질문에는 "미안하지만 다른 얘기를 하죠"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